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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원폭 피해지 무성의 행보로 비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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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나가사키 지명만 바꾼 유사 인사말

요미우리 여론조사 내각 不지지 집권후 최고

세계일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시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히로시마=교도연합뉴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실패와 각종 스캔들로 위기에 직면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무성의한 행보로 구설에 올랐다.

1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에서 거행된 원폭 투하 75주년 추모행사(평화식전)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지명만 살짝 바꾸고 구성과 표현이 거의 동일한 인사말을 한 것으로 확인돼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관저 홈페이지에 게시된 두 도시에서의 인사말 전문을 비교하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지명은 다르지만 “영원한 평화가 기원되고 있다”, “핵무기가 없는 세계와 항구평화 실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등의 표현이 완전히 같았다.

통신은 아베 총리 행보에 대해 “피폭 피해자들에게 ‘(아베) 총리는 무엇 때문에 피폭지에 왔는가. (피폭지와 피폭 피해자를) 바보 취급을 하고 있다’는 성난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장기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다가 원폭 희생자 추모행사를 계기로 열린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판에 박힌 답변만 내놓아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집권 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7∼9일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 여론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지난 조사(지난달 3∼5일)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 떨어져 37%에 그쳤다. 아베 내각을 지지 않는다는 답변이 지지한다는 응답보다 많은 것은 지난 4월 조사 이래 5회 연속이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저조는 역시 코로나19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응답자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여행 등을 장려하는 고투(Go To) 캠페인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이 85%에 달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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