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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반도체 지각변동 예고…"삼성, 경쟁력 높이려면 ARM 인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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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ARM 지분 매각…엔비디아·삼성전자 등 주목

임규태 조지아공대 부소장 "지금은 삼성전자의 ARM 인수 적기"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반도체 설계 기업인 영국의 ARM을 소유한 소프트뱅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ARM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 애플, TSMC 등이 인수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RM을 소유하는 것이 향후 파운드리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005930)의 단독 인수보다는 주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통해 공동 인수에 나서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구도에 관심이 주목된다.

이데일리

(사진=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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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6년 234억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35조 원)에 인수한 ARM의 지분 매각에 대한 협상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와 ARM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ARM은 반도체 설계 회사로 자체 개발한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설계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주요 고객사는 애플, 퀄컴, 화웨이 등 그래픽칩(GPU)업체 등이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엔비디아가 ARM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임규태 조지아공대 전자설계연구소 부소장은 “현재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서 모든 나라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ARM을 사는것”이라며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향후 인텔을 뛰어넘어 독보적인 1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부소장은 지금이 삼성전자가 선두에 올를 수 있는 최적기라고 봤다. 우선 애플과 인텔의 동맹관계가 끝났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6월 애플은 15년 동안 이어왔던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사용을 중단하고 애플의 개인용컴퓨터(PC)에 ARM 기반의 자사 자체 개발 시스템온칩(SoC)인 ‘애플 실리콘’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인 맥북 13인치 제품을 시작으로 2년 안에 모든 제품에 자사 설계 SoC를 탑재할 계획이다.

글로벌 서버·PC용 CPU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기반 반도체 출시 시기를 6개월 가량 늦춘 것이 대표적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엔비디아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선 인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임 부소장은 “인텔의 몰락과 애플이 자체 CPU를 ARM 기반으로 생산하겠다는 것이 비슷한 시기로 맞물린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PC나 서버부문까지 ARM 비즈니스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RM 비즈니스는 절대 망할 수 없는 비즈니스”라며 “지금 당장 단기적으로 나빴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로 봤다. 현재 오스틴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파운드리 공장으로 14나노급, 10나노급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임 부소장은 “미국과 중국의 견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이 지리적으로 ‘스윗스팟’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는 ARM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지분을 인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임 부소장은 “삼성 정도면 ARM을 충분히 인수할 수 있다고 보지만, 다른 경쟁 바이어들이 반발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들끼리 지분형태로 소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분 투자 논의가 진행 중이지 않다”며 “(ARM이) 원천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보니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지분 투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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