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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검사장들 만난 추미애 "조직이기주의자 되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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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를 수사할 때, 검사가 수사받을 때도 엄정해야"
검언유착 의혹 한동훈 검사장 수사 염두에 둔 듯
한국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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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검사장들에게 "조직 이기주의자가 되어선 안 된다"며 "법 집행의 대상자가 된 경우도 스스로에게 엄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 내홍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보직변경 신고식에 참석한 검사장들에게 "검찰조직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조직 이기주의자가 되어선 안 된다"며 "권력이나 조직이 아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검찰의 미래를 설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추 장관은 검사가 검사를 수사할 때도 엄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법집행에 대한 이중잣대 등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이미 크게 떨어져 있다"며 "법을 집행하는 검찰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고 형사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오로지 진실과 정의만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법 집행의 대상자가 된 경우에도 특권의식을 모두 내려놓고 신독의 자세로 스스로에게 엄정해야만 그나마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별도로 검언유착 의혹 수사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이런 발언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 내 갈등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검사가 법 집행의 대상이 된 경우'라는 표현은 서울중앙지검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수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 친정권 검찰 간부들이 대거 승진한 '코드 인사' 논란을 의식한 듯 "(검사가) 해바라기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정권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 장관은 최근 입법예고된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시행령을 언급하면서, 수사기관 개혁의 최종 종착지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현재 입법예고된 직접수사 범위 조정도 과도기적인 것"이라며 "앞으로 경찰의 수사역량이 높아진다면, 우리(검찰)는 수사를 더 줄여나가고 종국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경의 관계가 대립적 관계가 아니라 협력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직접 지도해 주시고 솔선수범해 주시기 바란다"며 "결국 법률전문가로서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검찰이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했다.

한편 이날 장관 신고식을 마친 검사장들은 대검으로 이동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검찰 최고의 간부로서 일선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인권중심 수사 및 공판중심 수사구조개혁에 노력해 달라"며 "검찰은 검사와 검찰공무원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임을 늘 명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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