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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홍콩경찰, 반중 언론 빈과일보 급습…사주와 암원 체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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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야당"언론자유에 중대한 위기 맞았다"

CBS노컷뉴스 임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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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에 체포된 반중 언론재벌 지미 라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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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가 '홍콩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체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이 10일 보도했다.

또 홍콩 경찰 200여명이 빈과일보 사옥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벌이는 한편 임원들을 체포해 반중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조직인 '국가안보처'는 이날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지미 라이의 자택에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한 소식통은 지미 라이가 외국 세력과 결탁, 선동적인 언행, 사기공모 등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미 라이를 "폭동 지지자"로 묘사하고 그의 간행물은 "증오심을 불러 일으키고, 소문을 퍼뜨리고, 홍콩 당국과 본토를 수년간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그의 두 아들과 넥스트 디지털(Next Digital) 고위 간부 두 명도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고위간부는 최고경영자인 청킴훙(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이다.

200명이 넘는 경찰이 그의 신문사 빈과일보 건물로 들어가 사무실을 수색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BBC가 전했다.

청 대표는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차우 최고재무책임자는 사기 공모 혐의로 체포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현재 해외에 있는 지미 라이의 최측근 마크 시먼에게도 지명수배가 내려졌다고 소식통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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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출입 차단한 빈과일보 본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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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39~72세의 남성 7명이 '외세와의 유착 의혹' 등의 혐의로 체포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라이씨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 압수수색에서 편집국 등을 배제했다고 밝혔지만 홍콩 야당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미 라이의 체포와 빈과일보 압수수색은 언론계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며, 이로 인해 기본법(홍콩의 실질적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조슈아 웡 등 반중 인사들은 트위터 등에 지미 라이의 체포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지미 라이의 체포는 지난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이 법을 적용한 세 번째 체포이다.
중국 광둥성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지미 라이는 파산한 의류 공장을 인수한 뒤 한국에도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 아시아 굴지의 의류 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문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언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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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원 앞에서 구호 외치는 반중 언론인 라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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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라이는 지난 2014년 대규모 민주화시위인 '우산 혁명'과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미국에 '홍콩 인권.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홍콩인권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특별지위 지속여부를 결정하고 홍콩의 인권탄압에 연루된 중국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중국 관영매체와 친중파 진영은 그를 외세와 결탁해 송환법 반대시위를 배후 조종한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는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9월 6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1년 연기됐으며,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등 민주파 인사 12명은 출마 자격마저 박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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