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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수직이착륙 스텔스 탑재 경항모 도입… 中·日 해군력 증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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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300조 투입… 방위력 강화

무장 향상 4000t급 잠수함 건조

한반도 정찰용 초소형 위성 개발

北 방사포 요격 ‘아이언돔’ 구축

한국형 전투기 KF-X 양산도 속도

세계일보

해군 독도함.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반도 인근 해역과 원해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하는 경항모 확보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를 요격할 수 있는 ‘한국형 아이언돔(Iron Dome)’도 구축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00조7000억원을 투입해 이 같은 사업계획을 담은 ‘2021∼2025국방중기계획’을 10일 발표했다.

◆경항공모함 건조 공식화

지난해까지 대형수송함-II 사업으로 불렸던 경항공모함 건조사업은 올해 국방중기계획에서 처음으로 공식화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대형수송함보다는 경항모라는 명칭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명칭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3만t급으로 2030년대 초에 건조될 경항모에는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가 탑재된다.

일각에서는 상륙 및 수송작전에 무게를 둔 대형수송함이라는 이름 대신 전투기를 활용한 공격능력을 강조하는 경항모로 변경한 것을 두고 중국·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려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부터 경항모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공론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고, 2000년대 들어 대형수송함 독도함 전력화를 계기로 독도함을 경항모로 개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항모 랴오닝호와 산둥호에 이어 항모 2척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 일본도 2020년대 초까지 헬기 호위함 이즈모·가가함을 F-35B 탑재 경항모로 개조할 예정이다. 중·일 항모가 동중국해 등 한반도 주변 해역을 누비면 우리 해군의 활동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군 소식통은 “항모를 견제하는 최고의 무기는 항모”라며 “경항모는 한반도 해역에서 우리나라의 전략적 억제능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과 운영인력 문제 등을 들어 경항모 보유에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 우리나라가 확보할 경항모와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함정인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1세호(2만7000t급)는 건조비만 6000억원 안팎에 달한다. F-35B 10여대와 헬기 등을 갖추는 비용까지 더해지면 소요예산은 훨씬 늘어난다.

운영인력 확보도 난제다. 해군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2007년 4만1000명으로 정원이 동결된 이후 신규 전력 운용을 위해 해·육상 부대에서 3700여명을 차출한 결과 일부 부대에서 조직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18∼2030년 3000여명의 추가 병력 소요가 예상되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운영인력 확보는 무기도입 결정과정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면서 “국방중기계획을 설정하면서 인력 문제도 다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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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타격능력 강화도 추진

국방중기계획에는 3000t급 잠수함(장보고-III)보다 무장 탑재능력 및 잠항 능력이 향상된 3600t급, 4000t급 잠수함 건조 계획도 공개됐다. 신형 잠수함에는 3000t급 잠수함보다 많은 수량의 한국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까지 개발될 초소형 정찰위성은 최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따라 개발이 가능해진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로 쏘아올릴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는 2020년대 중반쯤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발사장소 등을 감안해 국가의 기술력을 결집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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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 개막식에서 KF-X 모형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공군 E-8C ‘조인트 스타즈’처럼 지상 표적을 탐지하는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 사업도 2025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이밖에도 F-15K 전투기에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포함한 첨단장비를 대거 추가해 성능을 높이는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북한 장사정포를 요격할 ‘한국형 아이언돔’은 이르면 2020년대 후반 전력화된다. 아이언돔은 요격미사일 발사대를 통해 아군 지역으로 날아오는 로켓탄 등을 요격하는 이스라엘의 무기다. 일각에서는 로켓탄 수백발이 동시에 수도권으로 날아오면 요격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요격 대상은 한·미 연합군이 사전에 미처 타격하지 못한 장사정포에서 발사된 일부 포탄이다. 북한의 모든 장사정포 포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한국형전투기(KF-X)의 양산도 2025년을 전후로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KF-X에서 적 함정을 공격하는 데 쓰일 공대함미사일 개발이 이뤄진다. 군 관계자는 “국내 독자 설계로 추진되며, 현재 공군이 운용 중인 미국산 하푼 공대함미사일보다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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