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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장기집권 길 닦은 ‘유럽 최후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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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80% 득표로 추가 5년 임기 확보

野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반발

동아일보
‘유럽 최후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6·사진)이 9일 대선에서 승리했다. 1994년부터 26년째 집권 중인 그는 이날 승리로 5년 임기를 더 보장받아 31년 집권 발판을 마련했다.

AFP통신 등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80.2%의 지지를 얻어 최대 경쟁자로 꼽힌 야권의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9.9%)에게 압승했다고 전했다. 티하놉스카야 후보의 남편인 야권 지도자 세르게이 티하놉스키는 당초 대선에 출마하려 했지만 올해 5월 사회교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장기 집권을 연장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옛 소련 시절 집단농장 관리인을 지냈고, 1991년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잠시 반부패 운동가로 활동했다. 1994년 첫 자유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에 뽑혔고 헌법을 개정해 연임 제한을 없앤 후 집권을 이어왔다. 소련 정보기관 KGB 같은 비밀경찰조직을 이용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해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

야권은 티하놉스키의 석연찮은 체포, 대폭 줄어든 선거 감시인단 수 등을 감안할 때 루카셴코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수도 민스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야권 지지자의 항의 시위도 잇따랐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거칠게 진압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진압 과정에서 약 3000명을 체포했다면서 가담자 일부는 8∼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의 이번 투표가 최소한의 규정마저 지켜지지 않았다며 선거 조작을 의심하게 만드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 역시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유럽연합(EU)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대선 승리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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