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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총통 만난 날… 中, 홍콩 反中 언론사주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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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 드러낸 홍콩보안법…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 잡아들여

중국 정부를 비판해온 홍콩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黎智英·72) 넥스트디지털 회장이 1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빈과일보 본사에도 경찰 10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6월 30일 홍콩 내 반중(反中) 활동을 처벌하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언론인이나 언론사를 상대로 수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홍콩 당국이 라이 회장처럼 국제적으로 알려진 인물까지 홍콩보안법으로 체포하면서 홍콩 야권 인사들에 대한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7시쯤 라이 회장 자택에 들이닥쳤다. 경찰은 그의 두 손을 등 뒤에서 수갑으로 채운 채 연행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빈과일보와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본사가 있는 건물에도 경찰 100여 명을 투입해 회계 자료 등 자료 25상자를 압수했다. 라이 회장은 정오 무렵 수갑을 찬 상태로 자기 회사로 압송돼 1시간 30분가량 머물다 떠났다. 그의 두 아들, 넥스트디지털 사장, 재무책임자 등도 주거지, 식당 등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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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를 비판해 온 지미 라이(가운데) 홍콩 빈과일보 사주가 10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돼 수갑을 찬 채 연행되고 있다. 라이 회장은 지난 6월 30일 홍콩보안법 시행 후에도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홍콩보안법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 인사로 꼽히는 라이 회장이 체포되자 다른 야권 인사들도 줄줄이 체포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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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외국·국외 세력과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23~72세 남성 최소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사 명단이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홍콩 명보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 회장이) 외국과 결탁, 사기 공모, 선동적인 글을 발표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했다. 라이 회장이 홍콩보안법 시행 후에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지도부와 중국의 홍콩 정책을 공개 비판한 것 등이 체포 이유라는 추정이 나온다.

라이 회장은 중국에서 "역적" "검은손(홍콩 독립 음모를 꾸미는 배후란 의미)"으로 불리지만 미국 언론들은 "중국에 맞서는 유일한 홍콩 갑부"(CNN)라고 소개한다. 1948년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난 그는 11세 때인 1959년 배고픔을 피해 홍콩으로 밀항했다. 의류 공장에 취직한 그는 1981년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의류 브랜드인 '지오다노'를 세워 큰 성공을 거뒀다. 1990년 연예 주간지를 시작으로 신문·잡지 그룹인 넥스트미디어(현 넥스트디지털)를 세워 홍콩의 '미디어 거물'이 됐다.

그는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시위, 지난해 범죄인 송환법(중국 등으로 범죄인을 보낼 수 있는 법)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작년 7월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홍콩 문제를 두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여러 차례 암살 위협을 받았고, 지난해엔 그의 자택 앞에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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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릭스 에이자(왼쪽) 미 보건장관이 10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전달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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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체포된 후 홍콩 야권은 "홍콩보안법이 반체제 인사를 옥죄는 도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했다. 홍콩 야당 의원 22명은 성명을 내고 "홍콩보안법을 빌미로 제4부(언론)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인 공민당은 "언론 자유와 이견(異見)을 억압하고 홍콩 시민들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백색테러"라고 했다. 홍콩 경찰은 "취재 부서는 수색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지난달 29일 홍콩 독립 성향 학생 단체 회원들의 주거지를 급습해 학생 4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달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때도 시위대 중 10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한편 9일 대만에 도착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은 10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에이자 장관은 1979년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후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과 대만의 교류 중단을 촉구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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