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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타는 라모스의 진짜 능력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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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LG 라모스. 스포츠동아DB


감독들이 난감해 하는 때가 있다. 선수의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종잡을 수 없을 때다. 그나마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매일 경기를 해 능력 판단이 쉽다. 통산성적을 보면 선수의 플레이 특징과 장단점 및 성적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경이로운 페이스를 보이던 선수가 이유 없이 부진에 빠지면 감독들은 고민한다.

올 시즌 LG 트윈스에 입단한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딱 그렇다. 시즌 초반 엄청난 기세를 뽐낼 때만 해도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타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의 평가는 조금 다르다. 잘하는 것 같지만 팀의 운명을 좌우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시즌의 반환점을 넘어선 가운데 4위를 달리고 있는 LG로선 라모스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야 가을에 계산이 서는데 아직은 애매모호하다.

최근 “라모스의 진정한 실력은 5월 때인가 지금인가”라고 묻자, 류중일 감독은 난감해 했다. 그는 “내가 해설위원이나 LG 감독이 아닌 위치였다면 어떤 얘기라도 하겠지만 지금은 말하기 곤란하다”며 얼버무렸다. 이어 “초반 워낙 잘해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라고 덧붙였다.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자면 ‘시즌 초반에는 약점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잘한 것이고, 지금은 어느 정도 약점이 노출됐다’는 뜻이다.

라모스의 성적을 월별로 나눠보면 부침이 한 눈에 들어온다. 5월에는 무시무시했다. 타율 0.375, OPS(출루율+장타율) 1.264가 모든 것을 얘기했다. 10개의 홈런 중에는 끝내기 만루홈런도 있었다. 팀이 원할 때 해결해주는 능력이 빛났다.

하지만 허리 부상 이후 뜨겁던 배트는 식었다. 상대 투수들은 라모스의 장단점도 확실히 파악했다. 낮은 공을 올려서 치는 스윙 궤적 탓에 몸쪽과 높은 공에 약하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 빈틈을 파고들자 라모스의 삼진은 5월 18개에서 6월 24개~7월 27개로 급격히 늘었다.

류 감독은 “안타를 생산해내는 히팅존이 넓어야 좋은 타자”라며 현재 LG 타자들을 지도하는 이병규 타격코치를 예로 들었다. 선수시절 이 코치는 높낮이를 가리지 않았고,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어느 코스의 공도 안타로 만들어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상대적으로 라모스의 히팅존은 좁다. 당겨치기 위주여서 상대가 수비 시프트를 시도하기도 편하다. 몇몇 팀들은 2루수를 우익수 근처까지 뒤로 물러서게 해 라모스의 안타성 타구를 자주 잡아냈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라모스는 타격의 절제력도 떨어진다. 아웃코스의 볼에 쉽게 배트가 나가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삼진을 자주 먹는다. 노림수, 상대 투수와 카운트 싸움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증거다. 그 대신 실투는 자주 홈런으로 연결하지만, 그 빈도는 줄고 있다. 이 바람에 타율도 꾸준한 하락세다. 3할7푼대(5월)에서 시작해 2할8푼대(6월)~2할7푼대(7월)를 거쳐 8월에는 1할6푼대다.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와 타일러 윌슨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가운데 LG가 완전체로 돌아가려면 라모스의 각성이 절실하다.

1998시즌 두산 베어스 타이론 우즈도 처음에는 바깥 공에 약점이 많았지만, 이 공을 치지 않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면서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LG가 라모스에게 바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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