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집 지킨 김조원, 인사도 없이 떠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강기정 "모든 시간이 영광이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10. dahora83@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룸.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정무수석에 최재성 전 의원, 민정수석에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수석에 김제남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내정했다"고 발표하자,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에 교체된 인사 대상자들이다. 통상 청와대 인사가 나면 떠나는 사람들은 브리핑룸에 들려 그간 소회를 말하거나 출입기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이날 인사가 난 김조원 민정수석은 끝내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김 수석은 앞서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자리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김 수석이 인사발표 전날(9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는데다, 청와대 고위 참모들이 있는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탈퇴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조원 수석, 강기정 수석, 김거성 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 6명은 지난 7일 일괄 사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사의를 곧바로 수용하지 않고 주말 내 고심했고, 김조원·강기정·김거성 수석 등 3명을 이날 교체했다.

사실 김 수석의 교체는 어느정도 예견됐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노 실장과 김 수석은 과거 악연이 있었고, 둘 사이에 불협화음도 들렸다. 또 공교롭게 이번 청와대 참모진들의 다주택 문제 등 부동산 이슈의 중심에 김 수석이 있었다.

김 수석은 잠실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 높게 내놓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후 "민심을 살펴야할 청와대 민정수석이'직'보다 강남 '집'을 더 중시한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고, 정부와 여당에서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행동"이란 지적이 나왔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8.10. dahora83@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끝내 언론 등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김 수석과 달리 강기정 수석과 김거성 수석은 브리핑룸에서 퇴임 소회를 밝혔다.

강 수석은 "지난 20개월 동안 대통령님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영광이었다"며 "매일 아침 대통령을 모시고 차 한잔으로 정치철학과 국가비전을 공유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던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정청이 하나 돼 코로나19 대응을 했고 긴급재난지원금을 결정했던 일,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한국판 뉴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개혁법까지 숨 가빴던 과정과 대통령을 모시고 전국경제투어를 하면서 느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열망까지 모든 것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어 "총선 결과에 전율했던 순간도 어쩔 수 없었던 기억"이라며 "참여정부 이후 최장수 정무수석이라는 자부심, 책임감을 잊지 않고 어느 자리 어느 곳에 있더라도 문재인 정부 성공과 우리 정부를 이어갈 민주정부를 위해서 뛰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임명돼 12개월여 만에 청와대를 떠나는 김거성 수석은 "1년 동안 시민사회에서 종교의 영역을 위해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일들의 한 축을 담당하고 함께 소통하고 경청하고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매우 보람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또 "사회에 나가 제 영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오늘의 경험과 통찰 등을 바탕으로 사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