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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폐지” 뜨거운 찬반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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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피해자 외면… 존재 무의미” vs “여성만 위한 부처 아니다”

국회 청원 10만 돌파 ‘폐지론’ 활활

고위공직자 성추문에 침묵 ‘부글부글’… 장관은 한술 더 떠 “죄명 규정 부적절”

도마위 오른 정의연 의혹도 대처 미흡… “정치적 고려 개입… 국민 불신 한계”

“청소년·아동보호 업무도 중요”

가정폭력·다문화 등 다양한 정책 담당… 성범죄 친고죄 폐지 등 여권신장 기여

일각 “다른 부처라면…” 낮은 위상 지적… “제대로 역할 수행 위한 권한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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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석한 이정옥 여가부 장관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및 가족·청소년 보호 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하라는 성평등 정책은 하지 않고 남성혐오적이고 역차별적인 제도만을 만들며 예산을 낭비하였습니다. 폐지를 청원합니다.” vs “여가부가 담당하는 주요 업무는 국가 정책의 성별영향 분석, 여성인력의 개발 및 활용, 성폭력 등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위기청소년 보호 및 지원 등 총 14가지입니다. 여성과 청소년, 아동을 특별히 보호하고자 하는 헌법 정신과 국가의 존재 이유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부처입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이다. 여가부를 비판하는 청원과 옹호하는 청원이 동시에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여가부 폐지 찬반 논란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성을 대변하고 성범죄 근절에 힘써야 하는 기관이 고위공직자 성추문 사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동안 남성을 역차별해왔다는 반감이 더해져 폐지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반해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줘 부처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여성인권 보호에 정치적 고려 개입… 폐지해야”

10일 시민사회계 등에 따르면 여가부는 여성인권 보호라는 기본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이 여가부를 둘러싼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박 전 시장에게 수년간 성추행을 당했다며 비서가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여가부는 침묵하다 고소 보도 5일 뒤에야 “2차 피해 등 고소인이 겪고 있을 정신적 충격과 어려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소인이라는 표현이 논란을 일으키자 이틀 뒤 ‘피해자’로 수정했다. 앞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해 박 전 시장,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권력형 성범죄냐’는 야당 의원에 질문에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죄명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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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박원순 의혹 인권위 직권조사 촉구


정의기억연대의 국가보조금 부실 회계처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자료 제출이 늦어 도마에 올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편에 서지 않았다는 인식을 줬기 때문이다.

비판이 거세지면서 여가부 폐지 청원이 잇따랐다. 지난달 17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사흘 만에 10만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여가부 폐지 청원이 7월22일, 7월23일 연이어 올라왔다. 이 청원글은 이날 낮 12시 현재 각각 9521명, 3914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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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 기자회견


한국 사회 급진 페미니즘 현상을 비판해온 오세라비 작가는 “여가부 폐지론은 가끔 이슈화하지만 이번처럼 10만명이 동의했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가부의 실정, 여가부를 향한 불만, 예산 낭비·쓸모없는 부처라는 인식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며 “여가부가 여성만을 위해 예산을 쓰고 집행하는 기관이 아님에도 현실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가부의 역할은 성 관련 문제가 생길 경우 확실하게 처벌을 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미흡한 것 같다”면서 “성평등적인 페미니즘적인 가치에 충실하려면 정치적인 고려를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역할 제대로 하게 하려면 조직 강화 필요”

여가부는 여성만을 위한 부처는 아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죄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아르바이트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 학교 밖 위기청소년 보호, 다문화가정 자녀 지원 등 후순위로 밀리기 쉬운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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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출범 후 여권 신장에 기여한 바도 크다. 성범죄 친고죄 폐지가 대표적이다. 2013년 모든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가 사라지기까지 60년이 걸렸다.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남성 역차별을 주장하지만, 국제사회 평가에서 한국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성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153개국 중 108위이다. 경제활동 참여·기회, 고위 임원 및 관리직 비율 등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 여성 임원 비율 확대는 여가부의 관심 정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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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가부 폐지 주장은 여가부를 경시하는 태도, 여가부의 존재 자체에 대한 반발(백래시)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윤김지영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다른 부처는 이렇게 쉽게 폐지론에 휘말리지 않는다. 수능 등 입시 전쟁에서 폐해가 있었는데도 교육부 폐지 청원은 거의 없다”며 “다른 행정부처와 같은 위상이 있는 부처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김 교수는 “더 나은 부처로서의 활동을 기대한다면 폐지론이 아니라 오히려 권한 강화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여가부가 정말 제대로 된 정책을 펼치게 하려면 개선책을 제시하거나 개선론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국장은 “여가부가 제 할 일 못 했다며 없애자고 하는데, 여가부 없애고 뭘 할 건지에 대한 얘기는 없다”며 “여가부의 권한과 재정을 늘리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과거 미투 당시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했을 때 지자체 단체장 권한이 강해 조사가 약했다”며 “후속조치가 필요했지만 2018년 있었던 공공기관 긴급 지원·신고센터가 예산 삭감으로 사라지는 등 아무것도 못 하고 끝나버렸다”고 전했다.

여가부 최성지 대변인은 폐지론에 대해 “일부 폐지 의견은 여가부의 역할과 정책에 대한 더 큰 기대에서 출발했다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진경·이동수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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