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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30대 남성, 강남서 ‘묻지마’ 여성 폭행… 피해자만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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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선 “술 취해 기억 안난다” 진술

세계일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들한테 다가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달아난 30대 남성이 최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그런데 이 남성이 비슷한 형태의 범행을 4건이나 더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가 하나같이 이 남성과 생면부지의 여성이란 점이다. 경찰은 여성혐오에서 비롯한 ‘묻지마 범행’이 아닌지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입건한 30대 초반 A씨의 추가 범행을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0시 40분쯤 지하철 7호선 논현역 인근 대로변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던 여성 B씨한테 접근해 얼굴을 주먹으로 힘껏 때리고 달아난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의 비명을 듣고 추격에 나선 시민들을 피해 도주하던 중 길에서 마주친 다른 여성 C씨의 얼굴도 똑같이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강남 일대에서 모르는 여성 얼굴만 때리는 못된 남성이 출현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이틀 뒤인 10일 오전 강남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피의자 진술과 논현동 일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피해를 신고한 여성 2명 외에 추가로 3명의 여성 피해자를 확인했다. 이들은 모두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에서 비롯한 ‘묻지마’ 범죄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세계일보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고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서울역에서 한 남성이 생면부지의 30대 여성 얼굴 부위를 가격해 광대뼈 함몰 등 큰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다. 이 남성은 일부러 CCTV에 찍히지 않을 지점을 골라 범행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으나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시민들 사이에 “여성혐오에서 비롯한 ‘묻지마’ 범행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거셌고 경찰이 2번째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이 또한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퇴짜’를 맞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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