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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근 총격’에 긴급 피신 트럼프, 기자의 “겁 먹었나” 질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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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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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10일 기자회견 시작 3분 만에 긴급 피신했다 되돌아왔다. 과거 백악관 인근의 사건사고로 백악관 건물이 폐쇄된 적은 있지만 미 전역으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 도중 대통령이 자리를 뜬 것은 이례적이다. 6월 말 백악관 인근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당시 백악관 내 지하 벙커로 피신해 ‘과잉 대응’ 논란을 빚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번 세계 최고 권력자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 경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편투표 문제를 언급하던 중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대통령을 피신시켰다. 동석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등 고위 인사들도 아무 설명 없이 자리를 떴다.

약 10분 후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울타리 근처에서 총격이 있었고 비밀경호국 요원이 무장한 용의자를 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하 벙커로 피신했느냐” “겁을 먹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이 빗발치자 “세상은 항상 무서운 곳”이라고 답했다.

총격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와 17번가가 만나는 곳에서 발생했다.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져 있어 일반인이 백악관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다. 51세 남성으로 알려진 용의자는 경호 요원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국은 총격범의 정신병력 및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동기를 밝히진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2017년 한 남성이 야간에 백악관 구내를 17분 동안 돌아다니다 체포됐을 때 “정신질환자 소행”이라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하지만 거센 인종차별 반대 시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처 논란 등으로 연일 지지율이 하락하자 대통령 본인과 경호 인력이 과도할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언론은 9.11 테러나 전쟁 발발 같은 안보 위기가 아닌데도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 아무런 설명 없이 돌연 자리를 뜬 것이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집권 공화당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 장소로 남북전쟁의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스버그 혹은 백악관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 역시 역풍을 맞고 있다. ABC방송은 두 곳 모두 연방정부 예산이 쓰이는 곳이어서 특정 정당의 정치활동 장소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게티스버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명연설을 남긴 곳이어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링컨 후광 효과’에 과도하게 기대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 3대 도시 시카고의 최대 번화가 ‘매그니피선트 마일’ 일대에서는 심야에 폭도들이 상점 유리창을 깨고 약탈을 벌였다. 폭도들은 루이비통, 오메가 등 명품 브랜드와 애플 매장 등을 털며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일부 용의자는 총을 쏘며 저항했고 경찰이 대응 사격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무고한 사람을 쏴 죽였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져 민심이 더 흉흉해졌다. 이 사건 역시 미국의 정정 불안 및 지도력 부재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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