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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광훈측, 재판증인 선 김용민에 "최순실처럼 영향력 행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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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좋은 변호사 쓰시죠"에 전 목사 "함부로 말하지마"

辯 "왜 유시민 고발 안 하냐"…金 "그 분이 목사인가"

뉴스1

지난 21대 총선 당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기소된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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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재판에서 전 목사와, 증인으로 나온 김용민 사단법인 평화나무 이사장이 고성을 주고받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 심리로 진행된 전 목사의 공판기일에 김 이사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해 1월29일 설립한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을 위반하는 설교를 하는 목사들을 대상으로 고발을 진행했다. 전 목사도 평화나무로부터 기부금품법과 정치자금법,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꾸준히 고발을 당했다.

평화나무 측은 전 목사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1월2일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을 했다. 또 전 목사의 1차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지난 1월6일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 목사 측 변호인은 평화나무 측이 고발한 사건을 수사기관이 다른 사건과 달리 신속하게 수사하고 법원도 영장을 발부해준 것은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김 이사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변호인은 "증인 고발에 맞춰 경찰과 검찰이 움직이고 법원도 움직여서 영장이 나온 게 맞냐"고 물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전 목사가 법을 위반해서 (영장이) 나온 거라 생각이 안 드냐"며 "검찰이 평화나무 성명서에 의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생각하기 전에 전 목사 죄가 커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안 드냐"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제 생각에는 증인이 이 정부의 영향력을 활용해서 경찰, 검찰에 가이드라인 줘 (전 목사가) 구속된 걸로 보인다"며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씨가 직위가 없이도 비서실을 움직인 것처럼 증인이 최순실처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여권을 지지하는 목사의 경우 고발이 안 됐고 평화나무의 고발 대상이 전 목사에 치우쳐져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경찰이 우리 성명서를 읽었는지, 영향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어떻게 아냐"고 반박했다. 또 더불어 민주당 지지 발언을 한 목사에 대해서도 고발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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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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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총선을 앞두고 “저는 범여권이 180석을 해야 된다고 본다. 300석 중에서 범진보가 180석을 넘기고, 정의당이 180석을 넘기는 경계선에 서게 되는, 그렇게 되면 좋지 않나. 희망사항입니다만”이라고 말한 점을 거론하며 "왜 유 이사장은 고발을 하지 않냐"고 물었다.

김 이사장은 "(유시민 이사장) 저 분이 목사님인가요"라며 "저희 사업 대상이 아닌데 선거법 위반인지 아닌지를 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변호인과 김 이사장은 평화나무 객원기자로 활동하는 전모씨가 자기가 고발한 사건의 수사 결과를 보도한 것의 적절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변호인이 "김 이사장이 좋아하는 정당을 위해 고발하는 게 사리사욕이다. 아님 말고"라고 하자, 김 이사장은 갑자기 전 목사에게 "좋은 변호사님 쓰시죠 목사님"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 목사는 "함부로 말하지마!"라고 소리를 쳤고, 김 이사장은 "왜 반말을 하냐"고 맞받아쳤다. 재판장이 양측을 자제시키면서 증인신문은 계속 이어졌지만 양측의 날선 신경전은 증인신문이 끝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이후 변호인의 증인신문이 끝난 뒤 전 목사가 직접 김 이사장에게 질문을 했다. 전 목사는 "'전광훈 사탄'이라고 말한 거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 "'나꼼수' 방송할 때 왜 계속 나를 '빤스목사'라고 했냐", "주사파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재판장이 "공소사실과 관련 없고 증인에게 물어볼 사안 아니다"라고 지적했으나, 전 목사는 "자기 신앙과 방향 다른 사람을 무차별적 공격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며 "그리고 제가 선배로서 말하는데, 저는 선배 목사들 눈도 못 쳐다봤다"고 말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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