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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울은 희망의 빛 봤는데…여전히 어둔 터널 속에 있는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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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15라운드를 마친 현재 수원삼성의 순위는 11위다. 더 큰 문제는, 반전을 도모할 뾰족한 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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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3승5무7패 승점 14점. 참가 12개 클럽 중 11위. '하나원큐 K리그1 2020' 시즌을 15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수원삼성의 주소다. 수원보다 순위표 아래에 있는 클럽은 아직까지 1승조차 신고하지 못한 인천유나이티드(5무10패 승점 5)뿐이다. 수원 입장에서는 인천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사실 올해 갑작스러운 부진은 아니다. 지난해 수원은 정규리그 8위에 그쳤다. 38라운드까지 최종 전적이 12승12무14패였다. 이기고 비기는 것보다 패한 경기가 더 많았던 수원은 2016년에 이어 또 한 번 하위스플릿(파이널B)에서 가을을 보내야했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좋지 않은 기억을 많이 지웠으나, 2019년 수원도 그리 잘하진 못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시즌 반환점을 돌았는데 승리보다 패배가 곱절이나 많다. 결국 지난 7월17일 이임생 감독은 감독직에서 내려왔다. 팀을 떠나는 와중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구단은 자진사퇴라 발표했으나 사실상 경질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았고, 최근 수원을 떠난 지 20여일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유나이티드 새 사령탑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임생 구단과 수원의 헤어짐이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다시 불거졌다.

이 감독이 떠난 뒤 수원은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7월19일 성남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8일 울산 원정까지 4경기를 치렀는데 1승1무2패, 신통치 않다.

일각에서는 내용이 나아지고 있고 새로운 선수들을 중용하는 등 긍정적인 기류가 보인다고 하지만, 대동소이하다. 승리한 광주전은 1-0이었고 패한 성남과 대구전은 모두 0-1이었다. 그리고 울산과 0-0으로 비겼다. 어떻게 어떻게 버티고는 있는데 1골을 넣지 못하는 수준은 여전하다.

지금 수원은 획기적인 수준의 반전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또 하위스플릿을 각오해야한다. 차츰차츰 나아지기를 기다려주지 못하는 시즌이다. 문제는 희망의 빛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던 FC서울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더 외로워졌다.

사실 올 시즌 수원의 부진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던 것은, 인천이 바닥으로 추락한 것과 함께 '슈퍼매치' 라이벌 FC서울이 더 크게 흔들린 탓이 적잖다.

서울은 구단 역사상 22년 만에 5연패라는 수모까지 겪었고 결국 서울의 화려한 시절을 이끌었던 최용수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는 홍역을 앓았다. 그 이전 기성용 영입 실패와 리얼돌 파문 등, 서울 쪽 문제가 더 컸기에 수원이 가려졌다. 그런데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서울은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후 2연승을 달리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존의 포메이션을 과감하게 수정했고 선발 명단을 확 바꾸는 등 눈에 보이는 변화 의지와 함께 흐름을 바꾸는 것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8월말에서 9월초에는 기성용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가세한다는 호재도 있다.

암울했던 서울은 점점 희망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원은, 뾰족한 수가 잘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특별한 영입 선수도 없으니 성남 나상호처럼 앞으로 확 끌고 가는 것을 기대할 카드도 없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시간만 흐르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 조만간 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주승진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도 P급 라이선스가 없어 곤란하다. 규정대로라면, 수원은 조만간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한다. 선수들이 적응하는 것 등까지 고려한다면 9월까지는 어수선할 공산이 크다.

다들 인지하다시피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단축 운영된다. 지난해에는 38라운드였으나 올해는 27라운드면 끝난다. 상하위 스플릿으로 갈리는 지점은 22라운드다. 수원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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