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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8차사건 당시 수사관 "재심 청구인에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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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실무 책임자로 특진까지…5건 조서 중 4건 허위 조작

강압수사 등 주요 대목에서 '기억 안난다' '모른다' 답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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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11일 오후 2시 이춘재 8차 사건에 대한 4차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으로 심리를 진행했다.©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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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4차 공판이 11일 진행된 가운데 이 사건의 핵심증인인 당시 경찰관이 출석했다.

1976년 경찰에 입문한 심모씨는 직급이 경장일 당시,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실무 책임자였다.

심씨는 8차 사건에 진범으로 몰려 20년간 옥살이를 한 이 사건 재심 청구인 윤모씨(53)를 검거했다는 공을 인정받아 한 계급 특진하기도 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11일 오후 2시 이춘재 8차 사건에 대한 4차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으로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심씨 출석의 의미는 컸다.

8차 사건이 발생한 이후 1989년 7~8월 윤씨가 당시 화성경찰서에서 작성했다고 알려진 진술조서 2건, 피의자신문조서 3건 가운데 그중 4건의 문건을 직접 조작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심씨가 4건의 문건을 허위로 작성하는데는 수사에 참여한 또다른 형사가 윤씨로부터 받아낸 자백 진술서와 기존에 있던 수사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즉, 실제로 조사를 하지 않고 문답형식으로 조서를 조작했다는 의미다.

그뿐만 아니라 사건발생 직후, 피해자 부친이 당초 진술했던 내용이 1년 여 뒤에 달리 표현된 것도 심씨의 꾸며낸 조서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수사에 대한 위법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씨는 윤씨를 72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기 위해 감시한 역할도 했고 8차 사건에 대한 당시 수사보고 편성표에 없던 대공보안계 수사관 최모씨가 직접 개입돼 수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붙잡힌 첫날 윤씨가 범행을 부인하다 최씨가 이튿날 윤씨를 어디론가 데리고 간 후, 자백의 내용이 담긴 진술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당시 국장(도경 경무관)과 부본부장(화성경찰서장) 참여한 이 사건에 직급이 순경인 최씨가 주요 용의자를 데리고 어딜 갔는지 모른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며 "당시 최씨와 함께 윤씨를 추궁할 때 폭행과 폭언이 있지 않았냐"고 물었다.

하지만 심씨는 "그런 적 없다. 기억이 안난다"고 대답했다.

또 결정적으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지금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뤄졌던 '방사성 동위원소'에 대한 조작된 감정 결과를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모른다"는 등 주요 대목에서 부정의 의미로 시종일관 답변을 내놨다.

심씨는 "그저 당시 수사과장이 '국과수 감정 결과가 이렇게(윤씨의 체모와 현장증거물의 체모가 일치) 나왔으니 윤씨를 임의동행해 조사를 해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전혀 감정결과서를 보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윤씨가 소아마비를 앓고 있어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임에도 담을 넘지 못하고 피해자 방을 침입하는 등 현장검증 때 범인임을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국과수라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나온 감정 결과를 온전히 믿었다는 것이 심씨의 주장이다.

하지만 심씨가 8차 사건의 실무 책임자로서 단 한번도 국과수 감정결과서를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판부를 비롯,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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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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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심씨는 윤씨에게 자발적인 아닌, 변호인 측 요구에 의해 사과의 의미를 전달했다.

심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 드리고 싶다. 죄송하다. 저로 인해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 어떤 위로의 말을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앞서 8차 사건과 관련된 핵심 증거물인 체모 2점에 대한 국과수 감정결과에 대한 회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법원에 정식으로 회신서가 도착하면 그때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8차 사건에 대한 5차 공판은 증인신문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1989년 7월25일 윤씨를 임의동행하기 위해 윤씨가 있던 농기구 수리센터에 심씨와 함께 찾아간 장모씨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5차 공판은 이달 24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 양(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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