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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안락사 유기견 사체 포대 속에서 살아 있는 강아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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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보성 보호소 불법 안락사 의혹 제기

연합뉴스

살아있는 강아지가 발견된 유기견 사체 포대
[비글구조네트워크 SNS 캡쳐]



(보성=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전남 보성의 동물보호소에서 개 수십여마리를 안락사하면서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안락사된 유기견 사체 포대 속에 살아 있는 강아지 1마리가 함께 있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11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와 보성군 등에 따르면 보성동물보호소는 전날 78마리의 유기견들을 안락사시킬 예정이었다.

이 보호소에서 관리하는 개는 모두 105마리로 수용이 한계에 이르자 이중 안락사 규정에 도달한 개 95마리를 안락사하기로 지난달 29일 결정했다.

안락사 대상 개 중 일부가 자연 폐사했고 이달 10일 나머지 78마리 중 20마리를 안락사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법 등 관련 법률과 규정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보호단체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안락사된 개 사체들이 담긴 포대 안에서 살아있는 강아지 1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안락사가 이뤄졌을 시점에 날씨가 좋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살아 있는 개들이 있는 보호시설인 비닐하우스 안에서 안락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부 개에게는 안락사에 이용하는 마취제 사용 관련 규정을 어겼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물보호단체가 문제로 지적한 약물
[비글구조네트워크 SNS 캡쳐]



동물보호법과 보호소 운영지침에는 공개된 장소에서 동물을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안락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마취제 사용도 관련 규정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보성군과 동물보호소 측은 관련 규정에 따라 수의사와 공무원 입회 아래 안락사를 시행했다는 입장이다.

다른 개들이 볼 수 없는 비닐하우스 외부에서 주사약을 투입했고, 마취제로 사용한 약물도 체구가 작은 동물에게는 사용하는 약물이라고 주장한다.

보성군 관계자는 "포대에서 살아있는 강아지가 나온 것은 약물 사용량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단체에서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관련 수사가 이뤄지면 사실대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단체가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김철우 보성군수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김 군수는 "안락사 시행과정에서 지침을 지키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잘못한 점이 있으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개소한 보성 동물보호소는 유기견 등을 관리하기 위해 보성군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설로 민간인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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