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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강남 집값 잡겠다고 우리를…" 마포구청장 천막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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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에 마련된 '국토부 주택공급 확대방안' 의견 수렴 현장 구청장실에서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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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이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에 반발하는 천막 농성 대열에 동참했다. 정부는 8·4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마포·노원과 경기 과천 등지에 대규모 공공주택 건설 계획을 밝혔지만 지난 6일에 김종천 과천시장이, 10일에는 유 구청장이 각각 천막 농성에 돌입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포함했다. 유 구청장은 정부 발표 당일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마포구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발표는 마포구청장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마포구를 공급 주택 계획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10일 오전 마포구청사 정문 왼편에 가로세로 5m 크기 몽골 텐트 1개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집무를 보기 시작했다.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에 반대하는 주민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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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에 마련된 '국토부 주택공급 확대방안 의견수렴 현장 구청장실' 천막에서 유동균(왼쪽 노란 점퍼) 마포구청장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 구청장은 서울 마포와 경기 과천 등지에 대규모 공공주택을 건설한다는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며 지난 10일부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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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첫날 마포구민 100여명이 몰려왔다. 그중 대표 6명이 유 구청장과 50분가량 면담을 가졌다. 주민들은 "아이들이 학교가 부족해 버스로 20분 넘게 떨어진 학교로 원정 등교하는 마당에 공공주택부터 짓겠다니 말이 되나" "교통 시설 확충 없는 일방적 주택 공급은 받아들일 수 없다" 등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에도 유 구청장은 천막으로 출근했다. 그 천막 앞에서 구민 5명이 피켓을 들고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했다. 피켓엔 '누가 상암 100층 코엑스에 2000세대 아파트 짓나' 등의 문구가 적혔다. 김영미 마포구의원 등이 천막을 찾기도 했다.

유동균 구청장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상암동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마포의 도시발전 측면에서 계획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에 전달할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때까지 천막에서 집무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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