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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코스피 2년2개월 만에 2400, 증권사들 “2500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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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거래일 연속 오르며 고점 높여

시장 엔진은 유동성과 금리하락

2분기 기업들 실적 개선도 호재

“실적보다 더 올랐다” 신중론도

또 연중 최고치다. 코스피가 2년2개월 만에 2400 고지를 밟았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로 장을 마쳤다. 2018년 6월 14일(2423.48) 이후 가장 높다. 7거래일 연속 오르며 고점을 연일 높인 코스피는 이제 2500을 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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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국내 증시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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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권사는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에 바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선 코스피 상단을 2300~2400으로 예상했다. 2400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 일부가 전망치 상단을 속속 바꾸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가 2480까지 갈 것으로 봤고, 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은 2500을 상단으로 잡았다.

국내 경제가 좋아진 건 아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3.3%)에도 역성장했다. 그런데도 국내 증시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이유는 유동성 때문이다. ‘돈의 힘’은 증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시중 부동자금은 1100조원을 넘어섰고,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에 육박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유동성과 실질금리 하락이 시장의 엔진”이라며 “최근 예탁금이 불긴 했지만 아직 시가총액의 2.8% 수준이고, 카카오게임즈·빅히트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유동성 효과는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넘치는 자금은 개인투자자를 증시로 잡아끈다. 정부가 부동산 투자는 바짝 죄고 있고, 집값도 너무 비싸다. 개인들은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46조원어치 순매수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도 여념이 없다. 10일 기준 코스피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7조2116억원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를 이끈 ‘BBIG7’에 대한 개인 순매수 규모만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BBIG7’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LG화학, 삼성SDI 등 7개 종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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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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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기업의 실적 개선도 호재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3% 늘었다. SK하이닉스와 LG화학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205%, 131% 급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상단을 높인 데는 2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이익 전망치 상향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로 원화가치가 달러당 1180원대로 상승(환율은 하락)한 점도 한몫한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주식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익이 기대돼 투자심리가 개선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 속에 외국인 자금이 그간 상승장에 소외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유입되면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 만큼 신중론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직접투자 중심의 유동성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힘들다”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17년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150조원이었던 반면, 올해는 90조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했다. 실적보다 주가가 더 올랐다는 뜻이다.

해외 증시는 어떨까.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덕에 세계 증시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쓰고 있고, 중국 상하이지수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증시는 부양책 기대감으로 좀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일본은 성장세가 더딘 기업이 많아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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