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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장외로 번진 투자열기]'제2의 씨젠' 찾기…코넥스· K-OTC 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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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사자'… 활발해진 동학개미

씨젠 코스닥 2위로 '껑충', 진단키트 대장株로

K-OTC, 코넥스 시장 관심도도↑, 수혜주 찾기 분주

"넘치는 유동성에 장외거래도 활발해져…관심 계속"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SK바이오팜(326030) 공모청약에서 겪었듯이 공모주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이전 단계에서의 진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서도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대부분 1000대 1을 넘기는 등 인기가 높은 신규 종목들이 늘어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증시 역시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에 힘입어 새로운 종목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씨젠(096530)을 비롯해 개인 투자자들이 쏠쏠한 수익을 본 종목도 생겨나면서 K-OTC와 코넥스 등 코스닥 상장의 통로로 여겨지는 시장에서도 유사한 테마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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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넥스 개인 순매수 53배 껑충


11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의 코넥스, K-OTC 시장에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연초 대비 255%, 53.5%씩 늘어났다. 이달 현재까지 양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78억3600만원, 80억1600만원으로 올들어 최대를 기록 중이다.

코넥스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월 4억5800만원 순매수하는데 그쳤지만 매달 매수규모를 키워 5월에는 100억원을 넘겼고 7월에는 243억원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는 올들어 매도로 일관하고 있고 외국인은 1월을 제외하고 6개월 내리 순매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동학개미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밖으로까지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넘어 2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닥도 860선까지 오르면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너무 올랐다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덜 오른 비상장주식으로까지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최근 공모주 열풍도 이같은 현상에 한몫 하고 있다. 2차전지나 언택트, 바이오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목받은 업종의 경우 경쟁률 수천대 1을 기록하고 상장 첫 날 시초가부터 공모가의 두배 수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잦자 장외에서 상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 찾기에 나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받기가 어려우니 ‘될성 부른 떡잎’에 미리 투자해놓자는 심리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공모주 시장에서도 유동성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확산된 투자열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배거’된 씨젠…제2의 씨젠 찾아라

개인투자자들은 증시에서 급등한 종목과 유사한 비상장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표 모델이 바로 씨젠이다. 씨젠(096530)은 연초 주가가 3만원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 6일 하루에만 12% 넘는 강세에 31만원을 넘어서며 ‘텐배거’(10배의 수익률을 낸 주식) 종목에 등극했다. 시가총액 역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2위를 차지, 연초 41위에서 수직 상승했다. 11일 기준으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도 시가총액 순위가 36위로 S-Oil, 롯데케미칼(011170), 오리온(271560) 등 대기업들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진단키트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임에 따라 진단키트 대장주로 등극한 셈이다.

씨젠의 가파른 상승세를 지켜본 개인투자자들은 코넥스나 K-OTC 시장에서도 거래대금을 늘려가며 관련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씨젠을 비롯해 상장된 바이오주가 너무 오른 탓에 장외에서 제2의 씨젠 찾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말 30.15배에 불과했지만 현재 305.60배까지 10배 가까이 치솟으며 업종의 평균 PER인 227.14를 웃돌아 부담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K-OTC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오상자이엘(053980)의 자회사 오상헬스케어, 체외진단 전문 업체인 코넥스 상장사 미코바이오메드 등이 씨젠 아바타로 거론된다.

K-OTC에서는 오상헬스케어가 눈에 띈다. 오상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사 오상자이엘(053980)이 지분 16.16%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국내 최초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계기로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과 잇따라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이 제시한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만 1100억원에 달한다.

이에 K-OTC 시장에서의 주가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3월 말 9780원이었던 주가는 4월 한 달만에 45%가 뛰었다. 11일에는 9만8900원을 기록, 10배의 수익률을 보였다. 오상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설이 불거지며 주가에도 힘을 더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데다가 현재는 상장 관련 실무보다는 생산 및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넥스 상장사인 체외 진단기기 전문 업체 미코바이오메드는 최근 코넥스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는 종목이다. 올해 초 6800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11일 2만7450원까지 303%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순위 역시 당시 16위였던 것이 현재 3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덕에 실적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했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 오는 19~20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코스닥 이전 상장에 나선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씨젠과 같이 성장성이 유효한 업종에 속한 종목들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히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공급되면서 그간 장외 시장 투자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유동성 부족’ 문제도 해결된 만큼 이전 상장 등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 위주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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