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TF이슈] 이동재·한동훈,'유시민 취재' 고비에 통화…두달 327번 연락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12일 <더팩트>가 확보한 이동재 전 기자와 채널A 후배 A 기자의 공소장을 보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은 지난 2월 13일 부산고검에서 만났다. /김세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모 직접적 증거는 없어…"한 검사장 언급 내용은 과장·허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를 회유하는 주요 고비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연락을 취했다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더팩트>가 확보한 이동재 전 기자와 채널A 후배 A 기자의 공소장을 보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은 지난 2월 13일 부산고검에서 만났다. 여기서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사건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연관성을 캐는 취재 계획을 설명한다. 한 검사장은 '그런 건 해볼만하다' '그러다 한 건 걸리는 거지'라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다음날인 14일 이 전 기자는 서울중앙지법 내 우체국에서 수감 중인 이철 전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를 부친다. 이 편지는 '윤석열 총장이 직관하는 만큼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진다. 타깃은 대표님과 정관계 인사다. 14년6월에 추가로 형이 더해지면 75살에 출소할지 80살에 나올지 모른다'며 유시민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포함해 총 5번 편지를 보낸다.

이 전 대표 측이 이러한 제안을 거절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3월 6일. 공소장에 따르면 취재가 위기에 처한 나흘 뒤인 10일 이 전 기자는 한 검사장과 10여분가량 보이스톡으로 통화한 뒤 이 전 대표 대리인에게 '진전된 부분이 있으니 다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같은날 후배인 A기자에게는 전화해 "한 검사장이 '그래도 만나보고 나를 팔아'라고 했다"고 알려준다.

이 전 기자는 13일 이 전 대표 측 대리인을 만나 한 검사장의 신원은 숨긴 채 검찰 고위간부라고 암시하며 '유시민 비위를 제보하면 선처받도록 수사팀과 연결시켜주겠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보여준다.

그러나 19일 이 전 대표 측은 제안을 거절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다시 보낸다. 또 한번 취재가 고비를 맞은 다음날 이 전 기자는 한 검사장과 7분여 동안 통화한 직후 이 전 대표 대리인에게 다시 만남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넣는다. 이 전 기자는 같은날 후배 A기자와 통화하면서 한 검사장이 자신이 직접 또는 범정(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을 통해 이 전 대표와 검찰을 연결시켜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이 전 기자는 22일 채널A 본사에서 이 전 대표 대리인을 만나 한 검사장의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직접 들려준다. 검찰 고위층과 연결됐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더팩트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언유착 의혹' 관련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이선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1월 26일 이철 전 대표 부인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면서 취재에 착수했다가 3월 22일 MBC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취재 중이라는 걸 알고 중단하기까지 약 2개월 동안 한 검사장과 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327회에 걸쳐 연락을 주고 받았다.

다만 검찰은 한 검사장의 발언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찾지 못 했다. 모두 이 전 기자가 전한 말을 통해서일 뿐이다. 검찰은 지난 6월초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나 비밀번호를 몰라 포렌식 작업을 못 하는 상태다. 이때문에 지난달 21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직접 살펴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 측은 한 검사장이 등장하는 자신의 발언 내용은 과장이거나 허위라며 공모 관계를 전면 부인한다. 한 검사장도 자신은 이 전 기자에게 이름을 도용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327회에 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은 신천지 등 이 사건과 무관한 검찰 취재이거나 안부를 묻는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leslie@tf.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