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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통합당 향하는 집토끼, 호남까지 흔들···"與 위기의 시그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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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3~7일 전국 성인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4월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에 15%포인트가량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4개월 만에 0.5%포인트로 좁혀졌다. 민주당 지지율이 35.1%로 쪼그라든 반면, 통합당은 지난 2월 창당 후 최고치인 34.6%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원인은 복합적이다. 이른바 ‘윤미향 사태’에 이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사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 최근 전국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호우 피해 등 악재가 중첩돼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재의 여론조사 추이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무당층으로 돌아서는 게 아니라 통합당에 대한 지지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성난 민심을 제때 달래지못하면 지지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재선 의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남 지지도 견인 나선 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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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수해 피해 상황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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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안방이자 텃밭인 호남 민심도 심상찮다. 호남지역의 통합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6%포인트 오른 18.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4.8%포인트 올랐다.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호남 지역에서도 도드라지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지지도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면서도 호남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전남 구례 수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당초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서둘러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해 방문이 이뤄졌다.

통합당 지도부는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지역 경제인과의 면담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11일 당내 정책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사실 지나칠 정도로 호남 지역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었다”며 “이번에 당을 새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파악하고 호남 유권자들이 통합당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뒤늦게 호남 수해지역 방문 일정을 꾸리고 있다.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 등 당권 주자들은 오는 12일 전북 남원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도울 예정이다. 호남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합당이 예고 없이 호남을 방문해 머쓱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 주민들도 ‘야당이 수해복구에 나서고 있는데 민주당은 뭐 하고 있느냐’며 거듭 항의를 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전대 일정 중단하고 휴가도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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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11일 충북 음성군의 호우 피해지역을 방문해 수해복구 작업을 벌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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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은 전당대회 일정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의원 전원은 여름 휴가를 반납했고, 원내에 호우 재난상황실을 설치해 지역별 지원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눈앞에 닥친 악재에 대응하는 것만으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 지지세가 꺾인 것은 특정 현안에 따른 지지층의 일시적 이탈이 아니라 여권에 대한 실망감이 누적된 결과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역별로는 전국적으로, 세대별로는 전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빠지고 있다는 것은 민주당에 대해 전국민적 실망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당장에 눈앞에 선거가 없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위기를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위기”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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