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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홍콩 저항언론 사주 석방...그는 경찰서 나서며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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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홍콩보안법 위반 등으로 체포된 10명 중 7명 보석

홍콩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黎智英) 등 지난 10일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던 10명이 11~12일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라이 회장은 체포 36시간만인 11일 밤 11시 석방됐다. 라이 회장의 두 아들과 회사 경영진 3명도 보석으로 풀려났다. 라이 회장은 50만홍콩달러(약 7600만원)를 보석금으로 내고 5000만홍콩달러(약 76억원)의 자산이 동결됐다고 홍콩 매체가 보도했다. 라이 회장은 경찰서 앞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지만 차를 타고 나갈 때 두 엄지를 치켜올렸다. 라이 회장 지지자들은 그의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 “지미 라이를 지지한다” “빈과일보와 함께 싸우자” 등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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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아침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지미 라이 홍콩 넥스트디지털 회장이 11일 밤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경찰서 앞에 있던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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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 당시 학생 조직 지도부였던 아그네스 차우(周庭) 전 데모시스토당 상임위원도 11일 밤 체포 24시간만에 풀려났다. 20만홍콩달러(약 3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여권을 압수당했다고 한다. 차우는 보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탄압”이라며 “아직도 내가 왜 체포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벌어진 반중 시위 당시 강경파 시위대가 공공기물을 파손하고도 보석으로 석방되자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는 홍콩 사법부를 비판했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홍콩보안법을 만들면서 “재판관은 범죄혐의자나 피고가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라이 회장 등의 보석이 허가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이날 라이 회장의 비서와 반중 성향의 ‘람차우(攬炒·소란을 일으킨다는 의미)그룹’ 관계자 등을 지명수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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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 넥스트 디지털 회장이 지난 10일 자신의 회사에서 나오고 있다./신화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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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과일보 사주인 라이 회장은 이번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찬 채 연행되는 모습이 공개되고, 경찰이 자신의 회사, 요트를 수색할 때도 동행한 장면도 언론에 보도됐다. 일종의 ‘창피주기’라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 디지털 주가는 10일 그의 체포 직전 주당 0.08홍콩달러에서 11일 1.1달러로 급등했다. 이 때문에 넥스트 디지털은 11일 기준 주식 가치로 TVB를 제치고 홍콩 최대 미디어 회사가 됐다. 라이 회장이 보유한 넥스트 디지털 주식 가치도 이틀만에 한화로 2900억원이 늘어나 3160억원이 됐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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