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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협상 막혔는데 주가는 최고치…차익실현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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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월가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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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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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행정부와 야당 간 합의가 없고 심지어 협상조차 없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사상최고치에 도전했다. 투자자들이 최근 거둔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파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짐 풀젠 루쏠드그룹 수석전략가)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7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바로 눈 앞에 두고 미끄러졌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의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부양책에 대한 희망을 버린 건 아니다. 단지 현 상황을 차익실현의 구실로 삼았을 뿐이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켓 리서치본부장은 "주식시장은 여전히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합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월가는 여전히 낙관론으로 기울어 있다. 스위스 은행 UBS의 마크 해펠레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실적 시나리오로 볼 때 전국적인 봉쇄는 다시 없을 것"이라며 "내년 2/4분기까진 백신이 보급될 것이라고 볼 때 적당한 제한으로도 코로나19(COVID-19)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화당 지도부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 재개 못해"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53포인트(0.38%) 내린 2만7686.9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26.78포인트(0.8%) 하락한 3333.69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7거래일 만에 첫 하락이다. S&P 500 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3381.01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3393.52)에 바짝 다가섰지만 끝내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85.53포인트(1.69%) 떨어진 1만782.82로 마감했다. 이른바 MAGA로 불리는 MS(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모두 하락했다.

미국 집권 공화당 지도부의 한 마디가 이날 뉴욕증시를 끌어내렸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민주당과의) 협상이 지난주 협상 결렬 이후 재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며 민주당에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지만 테이블에 다시 앉지도 못한 셈이다.

지난 7일 므누신 장관과 마크 매도우스 백악관 비서실장,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제5차 경기부양책 타결을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

그동안 민주당은 추가 경기부양책의 규모가 최소 3조달러(약 3600조원)에 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주정부 등 지방정부 지원분과 주당 600달러(약 70만원) 규모의 추가 실업수당 연장분 등이 포함된다.

반면 행정부와 집권 공화당은 부양책 규모를 1조달러대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민주당이 약 2조달러의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백악관은 이 역시 거절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협상 결렬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근로소득세) 유예와 추가 실업수당 축소 연장 등을 골자로 한 독자 부양책을 강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부양책은 Δ연말까지 급여세 유예 Δ추가 실업수당 연장 Δ체납 세입자 강제퇴거 중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급여세 유예는 연봉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 이하 미국인들에게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급여세를 영구적으로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실업자들에 추가 실업수당은 기존 주당 600달러에서 주당 400달러로 줄어든 채 연장된다. 추가 실업수당 비용의 25%는 각 주(州)들이 부담한다.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은 지난달말로 지급이 중단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행정부의 독자 부양책에 반발하며 이를 위한 예산 편성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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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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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5대1 주식 액면분할"

대표적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도 정규장에선 3% 떨어진 채 마감했다. 그러나 폐장 후 5대1 주식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7% 넘게 올랐다.

테슬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0년 8월21일 기준 모든 주주들은 4개의 주식을 추가로 받을 것"이라며 "주식은 28일 장 마감 이후 배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액면분할된 주식의 거래는 31일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론상 주식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개 주식을 액면분할하면 유통주식 수가 늘고 1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1주당 1500달러(약 180만원) 안팎인 테슬라 주가는 5대 1 액면분할을 거칠 경우 300달러선으로 낮아져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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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매물가, 코로나 딛고 0.6% 껑충…21개월래 최대폭

코로나19 사태로 내려앉았던 미국의 도매물가가 대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6% 뛰었다. 201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으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0.3%(마켓워치 기준)를 넘어섰다. 전월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의 충격으로 0.2% 하락했었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10.1% 급등하며 PPI 반등을 주도했다. 서비스 도매가격도 0.5% 오르며 1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3%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월 PPI는 여전히 0.4%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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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2000달러선 깨졌다…7년래 최대폭 하락

국제 금값은 7년 만에 최대폭 급락하며 온스당 2000달러선을 내줬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귀금속의 주된 거래수단인 미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도 한몫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3.40달러(4.6%) 떨어진 194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 4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하락률을 기준으론 5개월 만에 최대다.

이로써 지난 4일 사상 최초로 온스당 2000달러선을 돌파한 금값은 5거래일 만에 다시 1900달러대로 내려섰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오후 4시38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0% 상승한 93.67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9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3센트(0.8%) 내린 41.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0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41분 현재 배럴당 37센트(0.8%) 하락한 44.62달러에 거래 중이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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