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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대한민국에 떨어진 물폭탄

납골당 침수 유족 "부모님 유골 건조기에 말려...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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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 침수 소식 뉴스 보고 알아

현장 도착해보니 여전히 아수라장

물 차고 뚜껑 열리고..눈물 쏟아져

책임 지겠단 관계자 아무도 없어

유족들 망연자실..유골 재화장해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문갑(추모관 침수 피해 유족)

지금부터 나눌 이야기는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도 화가 나는 얘기입니다. 이번 물난리에 많은 것이 잠기고 떠내려갔습니다만 가족의 유골을 잃은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까요? 그게 어쩔 수 없는 천재였다면 또 모르겠습니다마는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요? 광주의 한 추모관에서 벌어진 일. 지금 유족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유족 가운데 한 분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정문갑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정문갑> 네.

◇ 김현정> 광주광역시에 있는 이 A추모관. 어떤 분을 모셨던 겁니까?

◆ 정문갑> 저희 부모님 두 분을 모셨습니다.

◇ 김현정> 비가 전국적으로 많이 내렸던 지난주에 추모관에서 연락을 처음 받으신 거예요?

◆ 정문갑> 아니요. 뉴스 보고 알게 됐어요.

◇ 김현정> TV 뉴스를 보고요?

◆ 정문갑> 네.

◇ 김현정> 그러면 뉴스 보고 먼저 달려가지는 않으셨어요?

◆ 정문갑> 그 시간은 비가 폭우로 쏟아지는 상황이라 가보지도 못하고 나중에 또 추모관 측에서 문자로 연락이 왔어요. 그 시간대가 한 10시간 이후 정도 다음에 문자를 받았거든요.

◇ 김현정> 문자 한 통만, 뭐라고 왔습니까?

◆ 정문갑> ‘1층이 침수돼서 정전 상태로 인하여 이제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 김현정> 정전이 나서 문자를 늦게 보냈다?

◆ 정문갑> 네.

◇ 김현정> 그래서 가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가 도착하신 건 언제입니까?

◆ 정문갑> 물이 빠지고 나서 진입이 가능했죠. 그때가 일요일 새벽 6시께 도착했습니다.

◇ 김현정> 가보니까 현장 상황이 어떻든가요?

◆ 정문갑> 현장에는 아예 사람들이 여러 명들이 와 있는데 다 줄서서 기다리기만 하는 거예요. 물 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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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러다가 얼마 안에 안으로 들어가 보셨어요?

◆ 정문갑> 아침 6시에 도착해서 오후 1시 반쯤, 2시쯤에 들어갔거든요.

◇ 김현정> 아니, 물이 얼마나 찼길래 그때까지 계속 빼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 정문갑> 물이 그때까지도 다 빠지지 않았는데, 유족들이 계속 기다리기가 너무 오래 기다리니까 무릎까지 찼는데도 들어갔어요. 10명씩 통제하에 들어가서 본인들이 모신 유골함을 가지고 나오게 됐죠.

◇ 김현정> 들어가 보니까 상황이 뭐.

◆ 정문갑> 상황은 뭐 이루 말할 수 없죠. 보면 유골함 뚜껑이 열려 있는 것도 있고 유골함 보관했던 유리도 깨진 게 있고 황토로 다 뒤집어씌워져 있고 그런 상황이에요. 유실된 사람도 있다고 나중에 들었어요.

◇ 김현정> 아예 유실이 된 사람도 있고.

◆ 정문갑> 네.

◇ 김현정> 선생님은 다행히 유실되지는 않았는데, 유골함이 황토를 뒤집어쓰고 있던가요?

◆ 정문갑> 그렇죠. 황토물이 찼으니까 완전히 뒤집어쓰고 있죠.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지죠.

◇ 김현정> 지하 1층에 유골이 한 1800구가 있었다면서요?

◆ 정문갑> 네.

◇ 김현정> 아이고. 그 얼마나 피해를...

◆ 정문갑> 상층에 있는 분들은 침수는 좀 덜 된 것 같기도 하고, 상층 이하로 되는 곳들은 거의 다 침수됐다고 보면 되죠.

◇ 김현정> 유골함이 한 8단 정도로 쌓여져 있다면 제일 위에 모신 분들은 그래도 괜찮고.

◆ 정문갑> 거기 위에 쪽은 침수는 안 됐죠.

◇ 김현정> 그런데 아래는 다 피해를 본 거니까 그러면.

◆ 정문갑> 제가 알기로는 1200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 황토 뒤집어쓴 유골함들 들고 나오신 거예요? 개인적으로?

◆ 정문갑> 밖에 나와서 물이 들어갔는가 안 들어갔는가 유골함을 열어봐야 될 거 아닙니까? 뚜껑을 열려고 하니까 열 만한 도구도 없고 해서 다시 다른 사람한테 전화해서 도구 가져와라 해서 열었거든요. 아버님 유골에 물이 찬 거예요. 어머니 유골에는 약간 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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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우로 침수 피해가 난 광주 북구 한 사설 납골당에 9일 유골함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려는 유족이 모여 있다. (사진=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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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 지경이 되기까지 추모관 측에서는 뭐하고 있었답니까?

◆ 정문갑> 추모관 관계자들이나 구청이나 시청이나 나오신 분들은 아무도 없어요.

◇ 김현정> 그 현장에 나온 분들이 없었다고요?

◆ 정문갑> 네.

◇ 김현정> 여기가 사설 추모관이긴 하죠?

◆ 정문갑> 네. 재단법인이에요.

◇ 김현정> 재단법인 시설 추모관. 시에서 허락을 해 준 곳일 테고. 시는 고사하고 그 추모관 관계자도 나와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요?

◆ 정문갑> 관계자라고는 직원 한 분인가 두 분인가 문 따주는 분. 그리고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 와서 물 빼는데 도와주고 또 소방 관계자, 경찰, 그분들만 있지 실질적인 관계자들은 아무도 없었어요.

◇ 김현정> 세상에 선생님이 못 보신 건 아니에요? 이게 믿어지지가.

◆ 정문갑> 못 본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아예 없다고 난리 났죠. 여기 관계자 나오라고 해도 없어요.

◇ 김현정> 저는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비가 갑작스럽게 내린 것이 아니라 계속 장마가 이어지고 있던 차 아니었습니까?

◆ 정문갑> 네.

◇ 김현정> 그렇다면 뭔가 대처를 하든지 그게 안 될 것 같으면 유족들에게 알리기라도 했어야 할 텐데, 전혀 없었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가네요.

◆ 정문갑> 그러니까요. 미리 물의 수위가 차오르는 걸 알았을 거란 말이죠. 그러면 미리 연락해서 유골함을 옮기도록 했으면 좋죠.

◇ 김현정> 왜 그랬냐고 물어보셨어요?

◆ 정문갑> 대화할 사람이 없잖아요.

◇ 김현정> 지금 그 일이 있고 나서 며칠이 지났는데 그쪽에서 연락이 온 것도 없습니까?

◆ 정문갑> 시 관계자나 구청 관계자나 거기(추모관) 관계자나 이러이러 해야 되겠다라는 대안이 없어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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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피해를 입은 유골함. (사진=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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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추모관 측에서는 원하실 경우 재화장을 해 드리고 유골함도 원하는 대로 교체를 해 드리겠다, 이렇게 책임을 지겠다고는 했던데 개인적으로 이런 통보는 못 받으셨어요?

◆ 정문갑> 그것은 개인적으로 통보가 아니라 우리 대책위 몇 명이서 이래저래 이야기하는 카톡방 있지 않습니까? 카톡방으로 알게 된 거예요. 공식적으로 유골함 나눠준다라는 문자도 못 받았고요. 지금 현재 가족들은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유골이 침수됐거나 분실된 분들은 어떻게... 그 침수된 사람들끼리 서로 위안을 삼고 있어요. 지금도 이렇게 비가 오고 있는데 저도 영남공원에 재화장을 했고 그저께 신청을 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화장터에 가 계신 거예요?

◆ 정문갑> 네.

◇ 김현정> 재화장을 안 하면 이게 다 물에 젖어 있고 부패되니까. 세상에.

◆ 정문갑> 재화장이 문제가 아니라 저 같은 경우에는 말릴 데가 없어서 물을 침수된 물을 따라내고 집에 건조기 있지 않습니까? 가정용. 가정용에다가 펴고 해서 건조를 시켰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가지고 나온 거예요. 재화장하려고요.

◇ 김현정> 사실은 이 가족들이 화장터에서 가장 마음이 아프잖아요.

◆ 정문갑> 네.

◇ 김현정> 화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가장 마음 아픈 일인데 그거를 두 번씩이나 하게 된 상황. 하다못해 집에서 건조기에 넣고 돌려야 되는 이 기가 막힌 상황에 화가 나실까 싶네요.

◆ 정문갑> 네. 지금 제가 순번 돼서 부르거든요.

◇ 김현정> 순번 되셨어요? 얼른 가세요. 선생님.

◆ 정문갑>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 이게 돈을 몇 푼 주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왜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했는가 정말 화가 나네요. 어디서든지 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반드시 여기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까지 마련하고 가야 할 일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광주에서 벌어진 한 추모관 침수사건. 그 피해 유가족 정문갑 씨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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