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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진짜 뮬란은 홍콩에”…민주화 주역, 아그네스 초우 지지 운동 [월드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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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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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 활동가 아그네스 초우가 지난 10일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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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청년 활동가 아그네스 초우(周庭·24)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금을 내고 11일 늦은 밤 풀려났다. ‘전격 체포’에서 ‘석방’까지 만 하루. 홍콩과 일본, 영국, 독일 등 여러 나라 트위터에서 ‘아그네스 초우를 석방하라’(#FreeAgnes)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초우를 ‘여성 전사’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뮬란’에 빗대기도 했다.

특히 일본 트위터가 들썩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초우가 석방되기 전인 11일 오후까지 일본 트위터에선 17만8000개의 계정에서 ‘초우 석방’을 촉구하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우리는 아그네스 초우 체포에 항의한다’는 일본어 해시태그도 5만7000건에 달했다. 초우는 일본어에 능통해 일본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홍콩에 진짜 뮬란이 있다’ ‘아그네스는 진짜 뮬란’ 등의 게시물을 올렸다. ‘진짜 뮬란’이란 해시태그를 다는 이들도 많았다.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뮬란>(1998)은 중국 여전사 화목란 실화를 바탕으로, 용기롭고 지혜로운 여성 전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사판 영화가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초우의 체포에 함께 ‘뮬란’이 언급된 것은 실사판 <뮬란> 주연배우 류이페이(劉亦菲)의 발언 때문이다. 중국 태생인 그는 지난해 8월 웨이보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홍콩인들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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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일본 등 트위터에서 공유되고 있는 ‘아그네스가 초우가 진짜 뮬란’ 사진. 트위터 계정 @jwasser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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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는 조슈아 웡(黃之鋒)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11년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學民思潮)를 결성했다. 이듬해 홍콩 정부가 친중국적 내용의 국민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대 운동을 통해 정부의 계획을 저지했다. 이후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을 이끌었다. 2016년 민주화 활동가 네이선 로(羅冠聰)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결성했다. 초우는 2018년 입법회 선거에 나가려 했으나, 데모시스토당 강령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범죄인송환조례(송환법) 반대 시위 때도 초우는 시위 중심에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시위 주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출국금지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초우는 경찰에서 24시간 조사를 받은 후 보석금 2만홍콩달러(약 306만원)에 보증금 18만홍콩달러를 조건으로 석방됐다. 그는 경찰서 밖에 나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체포됐으며 여권도 압수당했다고 말했다. 초우는 “나를 체포한 것은 정치적 박해”라며 “홍콩보안법은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기 위해 쓰인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은 포기하지 않고 기본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초우와 함께 전날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도 이날 밤 보석금 30만홍콩달러에 보증금 20만홍콩달러를 조건으로 석방됐다. 경찰서 앞에 모인 지지자 수십명은 빈과일보 신문을 흔들며 “빈과일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그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지만, 승용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홍콩 당국은 전날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반중국 성향의 매체인 빈과일보 경영진과 민주진영 활동가들을 체포했다. 이에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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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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