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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7년 만에 최대 폭 하락…달러값과 역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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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부양책 기대 등에 금 강세 급제동·달러는 다시 힘 받아…금,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 조정 압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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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상품거래소 금 선물 가격 추이. 11일(현지시간) 종가 온스당 1946.30달러. 출처 마켓워치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금값 상승세에 갑자기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금값은 미국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고공행진 해왔는데, 달러화 가치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금값이 급락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과 달러 가격 추세가 역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피어오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 대비 93.40달러(4.6%) 급락한 온스당 194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폭은 퍼센트(%) 기준으로는 3월 13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금액상으로는 2013년 4월 15일 이후 7년 만에 최대였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과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아 4일에는 사상 처음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것과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금값은 5거래일 만에 다시 1900달러대로 밀려났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투자전략가는 “그동안의 베팅에 차익 실현 구실을 찾고 있던 금 트레이더들이 러시아 백신 소식에 일제히 매각했다”며 “백신이 이제 막 임상시험 3상을 시작했을 뿐이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값은 이날 급락하기 전까지 3주간 14% 이상, 올 들어 전날까지는 약 33% 올라 조정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실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사실상 투자 자금이 금값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의 보석 수요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60%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봉쇄로 보석상들이 문을 닫은 데다 실업률 상승 등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인도와 함께 세계적 금 소비국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중국의 금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52%나 감소했다.

반면 금값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 1~7월 사상 최대인 491억 달러(약 58조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95%를 서구 펀드가 차지했다. 심지어 미국의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를 통해 투자 경험이 적은 이들까지 금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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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달러인덱스 최근 5거래일간 추이. 11일(현지시간) 종가 93.66. 출처 마켓워치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금값 하락은 달러 가치가 반등할 조짐을 보인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이날 93.66으로, 전날의 93.58에서 올랐다. 이 지수는 3개월간 하락폭이 6.5%에 달했지만 최근 불과 5거래일 동안 1%가량 상승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0.5% 오른 106.49엔으로 3거래일째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40달러로 보합권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역사적으로 8월은 달러에 유리한 계절적 흐름의 시작”이라며 그동안 달러에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지난 10년간 8~11월에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특히 지난 7차례의 미국 대선에서는 11월 이전 3개월간 평균 3% 올랐다. 금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노무라증권의 고시미즈 나오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금값 랠리에 대해 “금값이 올랐다기보다는 달러 가치가 떨어진 영향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진단했다.

[이투데이/배준호 기자(baejh9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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