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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죽하면 동굴집까지…싹 다 갈아엎는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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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 합병 추진하며 군 이용해 불법 점령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등 팔레스타인들 집 강제 철거 ‘탄압’

[경향신문]
팔레스타인인 아흐마드 아마르네(30)는 요르단강 서안 파라신 마을에 산다. 토목기술자인 그의 집은 마을 어귀에 있는 동굴이다. 2018년 동굴을 직접 개조해 임신한 부인과 어린 딸을 위해 부엌, 거실, 침실, 손님방을 만들었다. 팔레스타인 당국의 건축 허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지난달 이 마을 팔레스타인인 20명의 집을 불도저로 밀어내겠다고 밝히면서 그의 동굴집도 철거 위기에 처했다. 요르단강 서안 강제 합병을 추진하는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이주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무리하게 쫓아내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요르단강 서안은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 지역 60%는 현재 이스라엘군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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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는 11일(현지시간) 아마르네의 사연을 전하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집을 철거한 적은 많았지만, 동굴집까지 철거를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아마르네가 지난 1년 반을 살아온 동굴집마저 ‘불법 건축물’이라며 지난달 철거 명령을 내렸다. 아마르네는 “동물도 동굴에서 살면서 쫓겨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사유지에 두 차례 집을 지으려 했지만 이스라엘의 퇴짜를 맞고 동굴에 집을 지었다.

아마르네의 동굴집이 있는 파라신 마을은 요르단강 서안 C구역에 있다.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넘어오기 전인 1920년부터 아랍 주민들이 이 지역에 마을을 이루며 대대로 살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아마르네를 비롯해 주민 20명에게 강제 퇴거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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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부터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본격 추진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집을 철거하고 있다. 이날에만 불도저를 끌고 온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인 집 30여채를 부수고 있다고 팔레스타인 매체 와파 등이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6월에만 팔레스타인 집 63채를 철거했다. 요르단강 서안에는 현재 팔레스타인인 270만명이 유대인 45만명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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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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