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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 대통령 “제가 39사단 출신입니다”… 특전사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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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경남 향토사단 39사단서 신병훈련

이후 특전사로 차출돼 1978년까지 군복무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 화개장터를 찾아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윤상기 하동군수. 뉴시스


“제가 39사단 출신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에서 군복무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후방의 평범한 보병사단인 39사단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이다. 경남 함안에 본부를 둔 39사단은 경남 지역을 방어하는 향토사단이다.

문 대통령은 12일 하동의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 일행을 수행한 윤상기 하동군수가 “이번에 군부대, 소방서, 경찰서장이 (홍수 예방과 수해 복구를) 많이 도와줘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우리 39사단장이 지금 3일째 여기 현장 근무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군대 얘기’의 발단이 됐다.

윤 군수는 39사단 소속 장병들이 하동의 수해 복구 현장에 투입됐고 이를 지휘·감독하기 위해 39사단장도 함께한 사실을 소개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제가 39사단 출신”이라고 화답하자 주변에서 잠시 웃음꽃이 피었다.

이 대목에서 문 대통령의 군복무 이력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평소 ‘특전사 출신’이란 점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겼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특전사 제1공수여단에 복무하던 시절(1975∼1978)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 대통령은 경희대 법대에 다니던 1975년 당시 박정희정권의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얼마 뒤 풀려난 문 대통령은 입영 통지서를 받았다. 운동권 대학생들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군대에 보냄으로써 반정부 시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이른바 ‘강제입영’ 조치의 일환이었다.

경남 거제도가 고향인 문 대통령은 경남을 지키는 39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해 기초 훈련을 받았다. 이런 경우 통상 39사단 예하 부대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나 문 대통령은 신병 훈련을 마친 뒤 특전사로 ‘차출’됐다. 문 대통령처럼 강제징집된 이들은 ‘특별 관리 대상’이었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결국 문 대통령은 1978년 제대할 때까지 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에서 군복무를 했다. 문 대통령이 있는 동안 1공수여단을 거쳐간 여단장(준장) 중에는 훗날의 전두환 대통령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 토론회에서 “나중에 제1공수여단의 여단장이 아까 말씀하셨던 전두환 장군, 그때 그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도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당시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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