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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나쿨파]해리스 부통령 지명, 가장 기뻐한 나라 인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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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확짝 웃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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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현지시간) 흑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초선 의원을 일약 부통령 후보로 발탁한 것이다.

이름이 존재를 규정한다고 했다. 일단 이름부터 분석해 보자.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해리스는 성이고 카멀라가 이름이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인 아버지의 성을 따른 것이고, 카멀라는 인도식 이름이다.

'카멀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을 뜻한다. 어머니가 인도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이름을 고집, 이같은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의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은 1960년대 미 전역을 요동치게 했던 민권운동에 참여하면서 도널드 해리스를 만나 결혼했고, 슬하에 카멀라와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마야(인도의 여신) 두 딸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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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카멀라, 오른쪽이 마야 - 해리스 의원 인스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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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도널드 해리스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는 등 인텔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해리스 의원이 7살 때 이혼했다. 이후 해리스 의원은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는 어머니의 날, SNS에 유아 시절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는 온갖 장벽을 무너뜨린 어머니의 딸"이라는 글을 남기며 존경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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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어머니와 해리스 의원 - 해리스 인스타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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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암으로 별세한 어머니는 1938년생으로 마드라스(현재 첸나이)에서 태어났다. 19세에 델리대학을 졸업한 뒤 도미해, UC버클리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맥길대 등에서 유방암을 연구했다.

해리스 의원은 외할아버지와도 각별했다. 타밀족 브라만(카스트의 최상위 계급)에 속했던 외할아버지는 그 시절 딸의 미국 유학을 도왔을 정도로 관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해리스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공무원이었던 외할아버지에 대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하는 등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비해 해리스 의원이 공식석상에서 아버지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그는 어린 시절을 미국 이민에 성공한 중산층 인도인 가정에서 보낸 것이다. 가정환경만으로는 흑인보다 인도인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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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의원이 5월 9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집회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포옹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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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가 해리스 의원을 선택한 것은 일단 트럼프와 싸울 싸움꾼이 필요해서다. 인도와 자메이카 이민자의 딸이자 세 명뿐인 흑인 미국 상원의원 중 한 명인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적 행태에 앞장서 반발해 왔다. 트럼프의 대항마로 적격인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해리스 의원은 환상적 카드다. 바로 인도를 미국편으로 끌어들이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매체들은 해리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인도 NDTV는 "인도 출신의 해리스가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됐다"고 보도하는 등 전 인도 매체가 주요뉴스로 이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인도 언론이 해리스를 보도할 때 접두사처럼 반드시 붙이는 단어가 있다. ‘India Origin’(인도 출신)이란 말이다. 해리스가 2016년 상원의원에 출마할 때부터 이 같은 수식어를 붙여 왔다.

21세기 후반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두고 아마게돈(최후의 전쟁)을 벌일 것이다. 인도는 이 싸움의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인도가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미국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이란 명칭 대신 인도-태평양지역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 아시아를 인도로 대체한 것이다. 미국은 인도와 협력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이같은 명칭을 도입했다.

최근 중-인 국경분쟁으로 그동안 중립을 표방했던 인도가 미국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를 더욱 확실하게 미국 편에 잡아둘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환경에서 해리스 카드는 국내적으로는 인종차별 해소, 국제적으로는 인도를 미국 곁에 단단히 묶어 두는 일석이조의 묘수가 될 수 있다.

11일 몬머스 대학의 여론 조사 결과,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10%p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같은 지지율이 계속될 경우, 바이든은 대통령에 당선되고, 부통령인 해리스를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리스를 선택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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