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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절실하게 던지고 싶어…간절하게 이기고 싶어…김광현과 SK의 ‘바다 건너 같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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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이 주목한 ‘아이러니’

[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2월27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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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면 던지고, 이겼을 것
늘 웃는 김광현 보면 더 슬퍼”

꿈을 안고 미국으로 갔지만 등판하지 못하고 있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애처로운 사정을 미국 언론이 연일 주목하고 있다. 덩달아 친정팀 SK와 KBO리그까지 시선을 받는다.

지역 언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지난 11일 ‘한국 야구가 잘나가는 동안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데뷔 시즌에 코로나19에 발 묶인 김광현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은 선발에서 마무리, 다시 선발로 보직이 변경되며 지난 12일 피츠버그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경기 일정이 전면 중단된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매체는 “화요일에 김광현의 한국 팀 SK는 KT를 상대로 경기했지만, 이날 김광현의 미국 팀은 또 한 번 경기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화요일은 김광현이 피츠버그 상대로 선발 데뷔전을 치르기로 돼 있던 날이다.

이어 이 매체는 “SK에 있었다면 김광현은 확실히 등판했을 것이다. SK는 현재 25승1무52패를 기록 중이지만 최소한 경기는 치르고 있다”며 “김광현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온 해에 이곳(미국)의 팀은 경기를 하지 않고 그곳(한국)에서는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김광현의 현재 상황을 ‘아이러니’로 표현했다.

메이저리그가 뒤늦게 개막한 지 3주가 돼 가도록 김광현은 마무리로 단 한 경기에 나서 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반면 오랜 에이스 김광현을 떠나보낸 SK는 지난 11일 KT에도 져 25승1무53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꿈을 이뤘지만 던지지 못해 괴로운 김광현의 절실함과 에이스를 떠나보낸 뒤 이기지 못하는 SK의 간절함이 교차하고 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꿈을 좇아 미국으로 온 선수가 있다. 하지만 팬데믹에 우리나라는 잘 대응하지 못했고 한국은 잘 통제했다. 그 때문에 이 선수는 야구를 하는 대신 오랫동안 격리됐고 6개월 동안 가족도 못 보고 있다”며 “결코 좋을 리가 없는데 그가 언제나 행복하게 웃으려 한다는 사실에 내가 더 슬프다”고 김광현을 지켜봐야 하는 애처로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는 많은 프로토콜과 실행계획을 (KBO로부터) 따라 했지만 피할 수 없었던 가장 결정적 문제는 바로 리그가 열리는 지역 자체에 있었다”며 한국과 달리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더불어 이 매체는 “세인트루이스의 일정이 재개되더라도 특히 투수들은 제대로 경기할 몸 상태가 될지 의문”이라며 김광현의 페이스도 걱정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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