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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하동, 구례, 천안…' 文대통령 호우피해 현장 찾아 767㎞ 강행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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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과 靑수석, 도지사 참여 없는 '의전파괴' 일정…대통령, 하루에 3개 광역단체 방문도 이례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영남·호남·충청을 하루에 다 가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동거리를 추산해봤더니 오늘 하루만 767㎞를 이동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KTX 특별열차편을 이용해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방문했다.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 충남 천안 등 집중호우 피해 지역을 차례로 방문하는 이날 일정은 대통령이 하루에 3개 광역자치단체를 넘나드는 이례적인 일정이었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동행했고 KTX에는 즉석 회의실이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계로 참가 인원은 최소화했지만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집중호우 피해지원을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서두르라는 주문과 함께 시와 군 단위가 아니라 읍, 면, 동 단위 지정도 검토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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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KTX 회의실에서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서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 지역을 선정할 때 시·군 단위로 (지정할) 여건이 안되면 읍·면·동 단위까지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집중호우 피해 지역 방문은 귀경 시간까지 포함하면 9시간 이상의 강행군이라는 것이 포인트"라면서 "수석급 이상 장관들은 이번에 제외시켰다. 비서관급으로 최소 인원만 수행토록 하는 의전 파괴 일정"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최소 인원으로 팀을 짰다. 시간을 아끼고 현장 방문에 충실하기 위해 KTX에서 보고받고 식사도 열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경남 하동 피해현장 방문 과정에서는 참여 인원 최소화 문제 때문에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과 도의원은 대통령 간담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항의했고, 청와대는 현장 인원 간소화를 위해 경남도지사도 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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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화개장터 등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방문해 윤상기 하동군수와 마을 면장과 이장, 상인회장 등을 만나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서 안타깝다"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자원봉사를 해 주시니 희망과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섬진강 상류에는 댐이 3개가 있다. 이걸 동시에 방류해 놓고 물이 도착할 때 되니까 방류했다고 발표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물건도 못 치우고 사람만 대피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TV 보도를 통해서 많이 봐왔지만 와서 또 직접 보니까 얼마나 피해가 큰지, 또 그 때문에 우리 상인들이나 주민들께서 얼마나 상심을 크게 받고 있을지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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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구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구례읍장과 구례군수에게 차례로 피해상황 설명을 들은 뒤 "우리 구례군에 제방이 유실되면서 얼마나 마음들이 참담할까.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사람 인명피해는 없이 무사히 잘 대피시킨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눈으로만 봐도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특별재난지원 금액도 높이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지원이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폭우 당시 지방 위에 소가 올라간 사진으로 관심을 모았던 축사도 방문했다. 마을 관계자는 "소들이 50%정도 폐사했다. 살아남은 가축들도 다음날 일어나면 죽어있다. 자식이 죽어가는 고통, 내 자식이 죽는 느낌이었다. 주민들 다 울고있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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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공감이 간다. 가축을 키우느라 오랜 시간 노력했는데, 그것이 일순간 무너지는 것을 보며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천안 집중호우 피해지역도 방문해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주민들께서 참담한 심정일텐데 자원봉사자를 해주시니까 주민들께도 큰 위로가된다. 아마도 다른 분들도 다른 방식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힘을 모아 주실 것 같다. 중앙정부도 피해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은 "천안 오이는 전국 10% 생산과 판매를 하는데 그 명성을 어떻게 이어갈지 엄청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항구적인 대책이 많이 필요한데요 하천 준설 배수펌프장 실개천 확보 그러한 여러가지 예산 좀 대통령께서 배려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이 절실한게 피해복구를 최대한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이라는 것 알고 있다.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주고 있다. 그러니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코로나 잘한 것처럼 자연재난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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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대통령은 집중호우 피해지역 방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있었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할 때 여러모로 걱정도 된다. 혹시 오히려 또 더 조금 복구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담을 주거나 누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늘 망설여지는 면도 있는데, 지금 상황이 아주 절박한 것 같다"면서 "주민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그다음에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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