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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러셀, 길어지는 타격 침묵…‘만점 수비’로 만족할 수 없는 키움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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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 빅네임 에디슨 러셀(26)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수비에서는 빅리그급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식어버린 방망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러셀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4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타격에서는 무기력했지만 2루수로 나서서는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7회초 삼자범퇴 상황은 모두 러셀이 만든 것이었다. 3차례 아웃이 모두 2루수 땅볼이었다. 러셀의 포구와 송구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메이저리그급 안정적인 수비에 관중석의 박수소리도 커졌다.

매일경제

12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1회말 2사 3루에서 키움 러셀이 안타성 타구를 쳤으나 한화 우익수 반즈의 호수비에 아웃되고 말았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하지만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점은 그냥 넘기기 힘들다. 지난 5일 kt위즈전 이후 두 경기 휴식을 취했지만 감은 더 떨어진 모양새다. 휴식 후 복귀전이었던 8일 LG전에서는 안타를 1개 신고했지만, 이후 3경기 연속 무안타 중이다. 휴식 후 4경기에서 14타수 1안타, 타점은 없다. 시즌 타율도 2할대로 떨어졌다. 이날 한화전 무안타로 11경기 타율 0.283(46타수 13안타)이 됐다.

이날 한화전에서는 타석에서 더욱 존재감을 잃은 러셀이었다. 키움 입단 후 처음으로 4번타자로 나섰지만, 4번타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1회말 2사 3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러셀은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안타가 될 수 있는 애매한 타구였지만, 상대 우익수 브랜든 반즈의 호수비에 막혔다. 러셀이나 키움으로서는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것이 이날 유일한 출루였다. 팀이 1-1로 따라 붙은 5회말에는 2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러셀은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2로 팽팽하던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날 마지막 타석이었다.

시카고 컵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러셀은 키움과 계약이 공표될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7월말 KBO리그에 데뷔 후 첫 5경기에서 러셀은 총 10개의 안타와 6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빅리거 다운 행보를 시작했다.

수비 안정감은 여전하지만, 하락세인 타격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더구나 러셀은 계속 중심타선에 배치되고 있다. 이날 첫 4번 배치는 그 동안 4번으로 나섰던 이정후가 3번에 배치되면서다. 경기 전 손혁 감독은 “(이)정후가 3번 타순에 나오는 것이 현재 팀 타선에서 가장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셀의 타격감에 대해 “아무래도 상대팀 분석도 있을 거고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휴식이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약 휴식하지 않았다고 해도 무안타를 기록했을 수 있다고 본다. 휴식과 관련해서는 러셀과도 충분히 얘기를 나눈 뒤 내린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키움은 연장 10회말 이정후의 끝내기 홈런으로 3-2 승리를 거뒀다. 이겼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러셀의 침묵도 답답한 흐름에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선두 NC다이노스와 2.5경기 차로 좁힌 키움은 선두권 경쟁을 뜨겁게 만들었다. 다만 NC를 더욱 압박하기 위해서는 러셀이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꾸준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러셀이 손혁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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