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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전, 상반기 8200억 '깜짝 흑자'… 그래도 연내 전기요금 개편 추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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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영향으로 흑자 전환 ‘어닝 서프라이즈’
연료비 2조5000억원 넘게 줄었지만 탈원전에 이익 폭은 줄어

한국전력(015760)이 올해 상반기 820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국제 유가가 큰 폭 하락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2분기는 적자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선방했다. 이에 따라 업계 관심은 연내 예정된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안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8조1657억원, 영업이익은 8204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537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늘어 흑자 전환했다. 한전은 지난해 상반기 9285억원 영업 손실을 냈었다.

당초 증권사들은 한전이 2분기 수백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료비 하락 효과가 이어지면서 1분기 43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38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2년간 적자를 냈던 한전이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의 부작용은 여전히 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한전이 아낀 연료비는 2조5637억원에 이른다.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가 2조5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조선비즈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 전경.



하지만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 석탄 발전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연료비 절감분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원전 이용률은 77.6%로, 지난해 상반기(79.3%)보다 소폭 낮아졌다. 문재인 정부 이전 원전 이용률은 80%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석탄 발전 이용률은 65.5%에서 58.8%로 더 큰 폭 떨어졌다. 한전은 "석탄 발전량이 낮아진 것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전력 판매도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한전의 전기판매수익은 2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억원 줄었다. 전력판매량은 작년보다 2.9% 떨어졌는데, 특히 산업용(-4.9%), 교육용(-16.2%) 전력판매가 크게 줄었다.

반면 상각‧수선비, 온실가스 배출비용 등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운영비용은 7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신고리원전 4호기를 준공하며 발전부문 상각비가 늘었고, 원전과 화력 발전소의 계획정비가 늘어나면서 수선비 부담도 높아졌다. 배출권 시장가격 상승에 따른 온실가스배출비용도 1000억원 증가했다.

한전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대외 여건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태지만, 유가 하락, 환율 안정에 따라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재무개선 TF’를 계속 운영해 경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내 발표될 한전의 전기요금 개편안에 이목이 쏠린다. 당초 한전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전기료 개편을 추진했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한전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 작업을 하반기로 미뤘다.

한전 안팎에서는 원가보다 싼 전기료 구조를 바로잡고,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의 영향을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전기료 개편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탈원전·탈석탄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과 그린뉴딜을 지원하기 위한 한전의 투자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려면 현재 대규모 중앙집중형 전원에서 분산형 전원으로의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료비 연동제나 늘어나는 환경 비용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력 생산에 사용하는 연료 가격 추이에 따라 전기료를 조정하는 제도다. 유가가 하락하면 전기료를 인하하고, 유가가 오르면 전기료도 인상하는 식인데, 그동안 도입이 번번이 무산됐다. 이를 도입하면 가계·기업의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할 수 있고, 한전은 외부 요인에 따른 실적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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