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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아직도 우리 말 안들리나" 민주당 돌아선 20·30…통합당 '일희일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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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지지율, 민주당 앞서…창당 이래 처음

민주당, 전 세대서 지지율 하락 18~29세 응답층 크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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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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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처음으로 앞지른 가운데 민주당은 전 세대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20~30대 사이에서는 각각 절반 수준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청년층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대응과정,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연이은 부동산 대책 논란 등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청년층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 동안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8월 2주차 주중 잠정집계에 따르면 통합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1.9%p 오른 36.5%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1.7%p 하락하며 33.4%로 내려앉았다. 연령대별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 세대에서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18~29세 응답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이 기간에 45.7%에서 28.6%로 크게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영향을 받는 30대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58.8%에서 38.0%로 20%p 이상 낮아졌다. 40대 지지율은 59.1%에서 47.1%로 10%p 이상 낮아졌다. 50대 지지율은 24.9%로 무려 30%p 이상 하락했다. 60대 이상의 지지율도 44.8%에서 21.8%로 반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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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유니언 회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관련 청년 긴급 기자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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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은 당장 '인국공' 사태 문제를 꺼내들었다. 취업준비생(취준생) 김 모 씨는 "여전히 인국공 사태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관점을 그저 '가짜뉴스'에서 비롯한 문제로 인식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여전히 이 문제는 불공정이다. 20대 취준생들은 이 문제에 대단한 불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사건을 대처하는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서울 소재 한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여성 직장인은 "기사를 보면서 좀 기억에 남는 일은 민주당 사람들의 2차 가해였다"면서 "'박 전 시장을 가해자로 기정사실화하는 건 사자(死者) 명예훼손'이라고 한 말이 분통 터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 말은 아예 말도 하지 말라는 거 아니겠나, 황당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30대 회사원 박 모 씨는 "정부가 집값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좋은 모습이다"라면서도 "문제는 제대로 된 정책의 여부다. 특정 정당이나 정권을 이유로 부동산 정책을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말이면 부동산 비판 집회가 열리는 데 이 얘기를 잘 들어봐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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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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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맘카페 등 친문 커뮤니티에서조차 "이번 정부 부동산 정책은 실패"라는 글도 올라온 바 있다. 지난 1일 네이버 맘카페 '맘스홀릭'엔 지난 1일 '임대차3법 등으로 전세가 계속 오른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정부가 집값 잡으려 내놓은 온갖 대책이 결국은 세금 올리는 것", "부동산 정책은 실패"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다.


여론조사 기관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 분석도 앞서 청년들의 성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통합당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본회의 발언, 호남 수해 복구 방문, 선제적 4차 추경 필요성 제기, 정강 초안에 5·18 정신 삽입 등으로 중도층을 겨냥한 '거침없는 미들킥'이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향자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원인에 대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단체장 사건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주택 등 지지율 저하를 가져오게 된 일련의 상황들이 계속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에서 거대 여당을 만들어주신 기대와 믿음이 있으셨을 텐데 조금만 아쉬움을 보여도 더 크게 실망하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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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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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과 관련해 "분명 우리 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지율 하락을 보며 당의 혁신과 미래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혁신하겠다. 당원과 소통하고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당이 국민들을 직접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미진했다. 저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통감하며, 반성한다. 달라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창구를 늘려 가겠다. 사회적 대화와 협의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하는 기회로 삼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열린 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부동산 정책과 연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경기도 정책토론회'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으며 "국민들께서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고 있는거 같다.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또 국민들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조금 더 그런 노력을 많이 해달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13일)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현명하기 때문에 무엇이 잘한 것이고 무엇이 잘못한 것인지를 평가한 것"이라면서도 "지지율 조사는 하나의 트렌드다. 그것에 따라 이런 저런 현안을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묵묵히 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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