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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캠프를 생선처럼 발라버릴듯, 싸움꾼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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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부통령 후보, 하루만에 후원금 300억원 모금

바이든 “생선처럼 펜스 발라버릴 사람 원했다”

조선일보

2020년 미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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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뒤 하루만에 2600만 달러(308억 원)의 정치 후원금을 모금했다.

정치매체 더 힐은 12일(현지 시각) 윌밍턴 호텔에서 열린 풀뿌리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이 “(해리스 지명 후) 24시간 동안 15만명이 2600만달러(약 308억원)를 기부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종전 하루 평균 모금액(1000만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나 ‘해리스 효과’라는 평이 나왔다.

해리스의 등판으로 미 정계도 들썩이고 있다. 해리스가 미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점도 화제지만, 그의 야심가이자 싸움꾼적 면모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2일(현지 시각) 바이든 전 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조는 밝은 조명이 비추는 큰 무대에서 누군가를 생선처럼 내장까지 발라버릴 수 있는 사람을 (부통령 후보로) 원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이제 펜스 (현 부통령)의 차례고, 그녀(해리스)는 그를 난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CNBC의 앵커 니콜 월러스는 바이든이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 가장 두려워할 선택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녀가 마이크 펜스를 대적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그녀가 그(펜스)를 껌처럼 씹은 뒤 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당장 정치권에서 (해리스보다) 더 나은 토론자나 질문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노련한 솜씨는 비할 데가 없다”고 했다.

실제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 해리스 지명 소식을 알리면서 그 이유에 대해 “평범한 사람을 위한 겁 없는 싸움꾼(fearless fighter)이자 가장 훌륭한 공직자 가운데 한 명인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

2020년 미 대선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과 그의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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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이든은 해리스를 지명하는 데 있어 그녀의 싸움꾼적 면모를 높이 샀지만, 한편으로는 이 점이 마지막까지 결정을 어렵게 한 원인이었다고 전해진다. 해리스는 최초의 흑인 여성 주(州) 법무장관과 상원의원 등 입법·행정에 걸쳐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비견돼 ‘여자 오바마’라 불리며 국가적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부터 그는 선두를 달리던 바이든의 이상적인 2인자로 여겨졌다.

이런 해리스에게 유일한 의문점은 경선 토론회 때 바이든을 너무 공격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당내 경선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과거 인종 통합 교육을 위한 버스 통학 제도에 바이든이 반대했던 점을 지적하며 그에게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당시 해리스는 “바이든 당신은 1970년대 흑백 학생이 섞이도록 학군 간 버스로 실어나르던 버싱(busing) 정책에 반대했다”며 “그때 캘리포니아에서 좀 더 나은 학교에 가려 버스 타던 소녀가 바로 나”라는 말로 바이든의 인종 차별적 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바이든은 이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해리스는 토론회 스타로 떠올랐고, 바이든의 지지율은 당시 소폭 하락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이 점을 들어 해리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는 팀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야심가’인 해리스가 충성스러운 부통령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해리스가 자신을 토론에서 공격했던 것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바이든의 한 측근 인사는 “바이든은 토론 때 해리스와 언쟁을 벌인 것보다, 해리스와의 개인적인 유대감이 컸다”며 “바이든은 자기 아들(보 바이든)과 해리스의 우정을 기억했고, 그녀가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것을 존중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2015년 뇌암으로 세상을 뜬 바이든의 아들 보 바이든과 과거 각각 캘리포니아주와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으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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