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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파업 D-1, 전공의에 "이탈 땐 불이익" 문자 보낸 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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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인턴 대상 "인사상 불이익" 경고도

논란 커지자 다른 국립병원은 입장 번복

개원의가 중심이 된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일부 국립대,국공립병원이 전공의 파업 참여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단속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공의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동안 모든 전공의의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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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이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를 상대로 파업 당일 병원에 남아있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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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측이 13일 소속 인턴의사에 보낸 공지 문자. 사진 대전협 제공


서울대병원 교육인재개발실 교육수련팀은 이날 병원 소속 인턴에게 “병원에서는 8월 14일 단체행동을 위한 인턴 선생님들의 집단 연차 사용 및 외출 등을 불허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키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병원 측은 문자 공지에 “만약 지침을 어기고, 근무지 이탈 시에는 근무평가를 비롯한 인사상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썼다. 서울대병원에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500명가량 근무하고 있다.

또 다른 국립병원은 병원장이 직접 “모든 의료진은 외래진료, 병실 업무 수술장 및 당직 업무 등 8월 14일 정해진 업무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문자를 보냈다. 여기엔 “홍수로 민심이 흉흉한 상태로 만약 진료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개인 또는 병원이 모든 비난을 받고 그 책임을 지기에 무게가 너무 버겁다”고 호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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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립대병원장이 소속 의료진에 보낸 문자. 사진 대전협 제공




이외에 서울의 한 국립병원도 이런 분위기로 전공의를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 관계자는 “앞선 두 곳의 병원처럼 문자를 보낸 것은 아니지만, 필수의료 인력은 병원에 남기겠다고 하니 병원 측이 필수의료 인력 범위를 무한정 확대해 다 남아라는 식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지현 대접협 회장은 “비열한 협박”이라며 “해당 병원들은 근로기준법과 의료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전협 측은 홈페이지에 전공의 신문고를 개설해 이런 병원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 협회는 개별 전공의에게 불이익을 주는 병원은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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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공의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동안 모든 전공의의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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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전공의 중에서도 교육수련팀 소속인 인턴을 대상으로만 안내한 것”이라며 “지난 7일 전공의 파업 때와 달리 이번엔 개원의까지 파업에 동참하게 되는 상황이다. 대학병원마저 휴진하게 되면 진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병원 측에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으로서 국내 필수의료 등 진료를 책임져야 하는 책무 때문에 다소 강하게 표현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또 다른 국립대병원 측은 몇 시간 만에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 관계자는 “병원 측이 병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전공의를 최대한 협조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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