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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韓, 세계 1등 상품 7개…日 잡았지만, 中은 저멀리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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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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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제품 중 글로벌 1위에 오른 제품이 지난해에 이어 7개로 선정되면서 세계 3위를 유지했지만, 중국이 올해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글로벌 연구개발(R&D) 500대 기업 숫자도 한국은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거센 견제에도 중국의 폭풍 성장은 계속되는 반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조세제도가 기업의 R&D에 불리해 향후 순위가 더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3일 주요 74개 제품과 서비스 부문 세계 1위 기업(2019년 기준)을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이 전년과 동일한 7개 분야에서 1위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D램·낸드플래시·QLED TV(삼성전자), 올레드 패널(삼성디스플레이), 대형 LCD 패널(LG디스플레이), 조선(현대중공업) 등 7개 분야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기업이 1위를 차지한 분야는 전년(11개 분야)에 비해 감소한 7개에 그쳤다. 한국이 1위를 차지한 부문은 2012년 8개에서 2016년 7개로 줄었지만 이후 추가 감소는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기업이 2위로 밀려난 4개 부문 중 중소형 LCD 패널과 리튬이온전지용 절연체는 각각 중국 BOE와 상하이에너지가 1위로 올라섰다. 한일 모두 주력 분야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지만 일본에 비해 한국이 잘 버텨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1위를 차지한 7개 부문에서도 전년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증가한 것은 스마트폰과 조선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25개, 12개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처음으로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중국 기업들의 전방위 약진은 해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휴대전화기지국에서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5%포인트 높아져 34.4%까지 올라섰다. 시장 3분의 1을 화웨이가 차지하는 상황이 미·중 기술전쟁으로 연결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철강 분야에서는 바오스틸의 시장점유율이 5.1%까지 높아지면서 1위 아르셀로미탈과 차이를 0.1%포인트로 좁혔다.

혁신적 상품을 만들어내는 R&D 기업 상황도 비슷하다. S&P캐피털이 집계한 글로벌 500대 R&D 기업에 한국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 14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2015년 기업 14곳이 이름을 올린 뒤 숫자로 단 한 곳도 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2015년 66개에서 2019년 12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쓰는 R&D 비용에서도 격차가 더 커졌다. 중국 R&D 500대 기업은 도합 50억달러의 R&D 비용을 지출하다 2019년에는 126억달러까지 지출이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 500대 기업도 R&D 비용을 21억달러에서 34억달러까지 늘렸지만, 중국이 2.5배 늘릴 때 1.6배 늘리는 데 그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R&D 격차 심화의 주범이 R&D 조세지원제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R&D 금액의 50%를 추가 비용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해 담배 등 업종만 아니면 모두 세액공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첨단기술기업 인증을 받으면 법인세를 10% 깎아주며 비R&D 인력이라도 R&D에 참여하면 그 시간만큼을 R&D로 인정해 인건비를 세액에서 공제해준다. 제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R&D 비용 집계도 간소화했다.

반면 한국은 2011년 R&D 투자의 최대 6%까지 세액공제를 시행했으나 2018년에는 최대 2%까지 세액공제율을 낮췄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도 R&D 공제율을 예전 수준까지 올리고 각종 지원책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R&D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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