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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통합당 지지율, 탄핵 이후 첫 1위…'언더독' 전략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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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내에서도 조심…"자화자찬은 말자" 평가

"부동산법 등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언더독 효과"

"실질적 지지로 이어지려면 직접 득점 기회 필요"

뉴시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여당보다 앞선 당 지지율의 역전 현상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현명하기 때문에 무엇이 잘 되고 잘못하는지 스스로가 평가하기 때문에 지지율로 나타나지 않나"라고 말했다. 2020.08.13. photoc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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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미래통합당이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역전했다. 통합당 등 보수계열 정당이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도를 앞선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8월2주차(10일~12일) 주중 잠정 집계 결과 통합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1.9%포인트 상승한 36.5%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1.7%포인트 내린 33.4%였다.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3.1%포인트다.

통합당 지지도는 역대 최고치다. 통합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추월한 것도 창당 이래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통합당(39.8%)이 민주당(32.6%)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호남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모두 지지도가 상승했다.

이번 지지율 결과에는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정부는 최근 22번째 부동산 대책까지 내놨지만 악화된 여론을 만회하지 못한 상태다.

통합당 내에서는 결과에 반색하면서도 섣불리 안도하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당 자체의 선전보다는 여당의 실패로 인한 반사효과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한 통합당 의원은 "지지율 결과를 보고 지도부에서 말 조심하라는 당부를 더 먼저 한 것으로 안다. 조심스럽기도 하고, 우리끼리 자화자찬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게 보여질 수 있고, 우리가 뭘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대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점하고 부동산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통합당이 과거처럼 막말 논란을 일으키거나 장외투쟁 대처를 하지 않았던 모습이 언더독 효과(약자라고 믿는 주체를 응원하게 되는 현상)를 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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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리얼미터가 실시한 8월2주차 주중 잠정 집계 결과 미래통합당 지지도는 36.5%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33.4%)을 역전했다. 보수계열 정당이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도를 앞선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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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가만히 있었던 게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며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비치는 모습이 그간 통합당의 이미지를 굉장히 안 좋게 만들었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는 여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지켜보고 당해주면서 약자 전략을 편 것이다. 가시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다만 이것이 실질적으로 통합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려면, 상대방 실책이 아니라 내가 직접 득점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곧 취임 100일을 맞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경우 이번 호재의 기세를 업고 당권 장악력을 높일 공산도 크다. 다만 지지율은 일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지도부는 여전히 조만간 열릴 8월 국회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엄 소장은 "이번 지지율 상승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공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결국 통합당 내부에서 동기 부여가 돼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아니고 전반적으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건도 그렇고 여권이 헛발질하면서 나타난 효과라는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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