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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스라엘, 건국 72년 사상 처음으로 걸프아랍국 UAE와 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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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재

UAE 무함마드 왕세제 "중동 평화 진전"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역사적인 날"

조선일보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AE 실권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王世弟) /아랍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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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걸프 아랍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의 적’인 이란에 맞서기 위해 과거 원수지간이었던 이스라엘과 UAE가 물밑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공식 외교 관계를 맺게 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국 간 합의 내용이 담긴 성명을 공개하며 “이스라엘과 UAE가 완전한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엄청난 돌파구"라며 "우리 두 위대한 친구 간의 역사적 평화협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UAE 대표단은 투자, 관광, 보안, 통신 등의 문제에 관한 양자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만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이스라엘과 UAE는 조만간 대사와 대사관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합의에 참여한 UAE 실권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王世弟)는 이번 합의와 관련 “이 역사적 돌파구는 중동 지역의 평화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또 “이번 합의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일대에 대한 추가 병합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번 합의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주권 선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이번 합의 도달 소식을 알리며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올바른 길을 향한 엄청난, 역사적인 진전"이라며 "중동이 안정되고 평화로워질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아랍국들의 반대 속에 건국하며 4차례에 걸쳐 중동 전쟁을 치렀다. 이스라엘이 건국 72년만에 걸프 아랍국 UAE와 수교하기로 한데는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스라엘과 UAE는 그간 비공식적으로 이란 대응 협력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리들은 이번 협상에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에이비 버코위츠 중동 특사는 물론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깊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 및 UAE 정상과 통화했고 그들은 평화협정에 서명할 것이라며 다른 이슬람권 국가들도 뒤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걸프 아랍국과도의 관계 정상화도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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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사다트(왼쪽) 이집트 대통령, 지미 카터(가운데) 미국 대통령,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1979년 워싱턴에서 이집트와 이스라엘 평화 협정식 손을 모으는 장면.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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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스라엘은 1978년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의 중재로 이집트와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맺고 이를 기반으로 이듬해 평화 협정을 이집트와 국교를 정상화했다. 아랍연맹국 가운데 이스라엘과 수교한 나라는 이집트가 처음이었다. 이어 요르단이 1994년 아랍연맹국으로서는 두번째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UAE는 걸프 아랍국으로서는 처음, 아랍연맹국으로서는 세번째로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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