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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와 대립각’ 에스퍼 美국방장관 경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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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예스맨’ 평가된 충성파… 인종차별 시위 진압 등 놓고 이견

로이터 “트럼프, 최근 교체 논의”… 에스퍼도 ‘장관직 관둘 것’ 의사 밝혀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3일 대선이 끝나자마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사진)을 경질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7월 임명된 에스퍼 장관은 한때 ‘트럼프의 예스맨’이라 불리는 충성파 관료였지만 이달 4일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 원인,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당시 수도 워싱턴에 연방군을 투입하는 문제, 지난해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 의혹 등의 현안에서 대통령과 사사건건 다른 행보를 취해 왔다.

로이터통신 등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 비밀리에 에스퍼 장관을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에스퍼 장관 역시 지인들에게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장관직을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5일 백인 경관의 목 누르기로 사망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폭도’라고 칭하며 연방군을 투입해 워싱턴 치안 유지에 나설 뜻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6월 초 기자회견을 자청해 “군을 동원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지난달 미군 내에서 인종차별의 상징인 남부연합기의 사용에 관한 논란이 일자 “분열의 상징”이라며 사실상 사용을 금지했다. 역시 “남부연합기 사용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대통령 측과 상반된다.

베이루트 폭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에스퍼 장관은 “대부분은 사고였다고 믿고 있다”며 뒤집는 발언을 했다. 러시아가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을 사주해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나왔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자신을 잘 변호해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미 언론은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이미 관련 보고를 받았음에도 사안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국방 수장과 내내 좋지 않은 관계를 형성했다.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은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해 2018년 12월 사표를 던졌다. 그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직후 “미국인을 통합시키려는 노력이 없고 그런 척도 안하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후 지명된 패트릭 섀너핸 전 국방장관 대행은 인준 과정에서 가정폭력 연루 의혹이 드러나 장관에 오르지도 못하고 물러났다. 이에 당시 육군성 장관이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육사(웨스트포인트) 동기였던 에스퍼 장관이 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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