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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스라엘, UAE 관계 정상화 합의…72년 만에 첫 수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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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 합병 중단"

트럼프 "얼음 깨지고 있다" 네타냐후 "역사적인 날"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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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13일(현지시간) 국교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 1994년 요르단과 평화조약을 맺었지만, 걸프국(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오만·UAE)과의 수교는 1948년 건국 이후 처음이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적대 관계에 있는 양국이 수교한 것은 공동의 적 이란 때문이다. UAE 입장에선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으면 경제적 측면은 물론, 안보 면에서도 이란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 이스라엘도 최근 이란에 대한 강경 자세를 명확히 하는 한편, 아랍 국가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다는 의사를 재차 밝혀 왔다.

이스라엘은 또 이번 합의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 일부 지역에 대한 합병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오랜 기간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대립이 이어져 온 중동 지역 정치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이스라엘-UAE 국교 정상화…트럼프 "역사적 합의"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UAE 3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UAE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이 역사적인 진전은 중동 지역의 평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통화에서 최종 결정됐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에이비 버코위츠 중동특사 등이 깊이 관여했다.

이스라엘과 UAE 대표단은 향후 몇 주 안에 투자·관광·직항 노선·안보·통신·에너지·문화·상호 대사관 설립 등에 관한 양자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협정은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거대한 돌파구'"라며 "위대한 우리 두 친구가 역사적 평화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자들에게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다른 아랍 국가들 수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트위터에 히브리어로 "역사적인 날"이라고 올린 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아랍권 사이에 새 시대가 열렸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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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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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중동 화약고' 서안 주권 선언 중단 : 이날 합의에서는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안 지구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이 지역은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유대인의 땅인 '유대와 사마리아'라고 주장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주권 선언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 움직임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편에 있는 대다수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 수립을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 "대선 앞둔 트럼프에 호재"…팔레스타인·이란은 강력 반발 :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외교정책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은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과 나머지 아랍 국가들 간 양분 구도를 깨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합의에 대해 중동 국가들은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합의를 거부한다"며 "평화협정은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알 아크사)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정부도 "양국 협정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협정은 중동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UAE는 전략적 실수로 시오니즘(유대인들의 국가 건설을 위한 민족주의 운동)의 불길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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