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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조국 딸 서울대 세미나서 봤다는 김원영 변호사…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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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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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로도 활동하는 김원영 변호사가 2020년 6월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출석해 딸 조민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대회(세미나) 참석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한 김원영 변호사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 교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장애인 인권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법조계 등에는 꽤 알려진 인물이다.

김 변호사는 198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로스쿨 1기로 입학해 2013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그는 변호사로서 장애인 관련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13년 변호사시험 합격 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장애인 관련 업무를 맡는 조사관으로 변호사 경력을 시작했다. 현재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위원과 서울지방변호사회 장애인인권소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원영 "개인적으로 조 교수는 서울대 로스쿨 시절 크게 의지했던 분"



책도 여러 권 발간한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첫 책은 2010년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였고 2018년 낸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9쇄까지 찍을 정도로 꽤 팔렸다.

한겨레신문에 올초까지 2년여간 '김원영의 공감세상'과 '야!한국사회'라는 고정 칼럼 필진이기도 했다.

그는 2019년10월19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소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조 전 장관 주변에서 그를 ‘적폐를 뚫고 역사를 진보시키는 이순신 같은 인물’로 포지셔닝한 부분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대론을 거칠게 적용해본다면, 정치권의 소위 586세대가 가진 ‘역사진보의 전위부대’라는 감각이 지금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봐요. 이런 생각이 정치적 공론장을 지배할 때 타협 불가능한 대립으로 치닫기 쉽고, 현실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고 중요한 쟁점들을 다 그 안으로 매몰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개인적으로 조 교수는 서울대 로스쿨 시절 크게 의지했던 분입니다. 어쩔 수 없는 위화감이나 실망감은 있지만, 개인에 대한 비난은 미뤄두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본인이 쓴 칼럼에서도 조 전 장관을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대회서 '조민' 봤다는 김원영 진술, 중요한 이유는

2009년 5월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딸 조민씨를 봤다는 사실확인서를 지난 5월10일 법원에 제출했던 김 변호사는 13일 공판에 출석해서도 같은 취지로 답했다. 사실확인서는 조 전 장관의 요청으로 썼다는 점은 법정에서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조민씨 참석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2009년 학술대회에 행사진행요원으로 참여해 입구에서 참석자들에게 자료를 배포하고 방명록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이날 공판에서 "당시 유일하게 교복 입은 고등학생이 와서 옆에 있던 친구랑 신기해서 '어떻게 왔냐'고 물으니 '아빠가 세미나에 가보라고 했다'고 대답했다"며 "그래서 아빠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조국 교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조민씨가 다른 일행없이 혼자 참석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학술대회에서 고등학생이 진행보조 역할을 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제가 기억하기론 없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측은 조민씨가 학술대회에서 진행보조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 외에 조민씨를 학술대회에서 봤다는 또 다른 인물은 지난 5월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모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전 사무국장이다. 다만 김 전 사무국장은 조씨가 교복이아닌 '사복' 차림으로 참석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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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변호인단이 지난해 10월 학술대회 동영상에 등장한 딸 조민씨라며 기자들에게 제공한 동영상 캡쳐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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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목격자였던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진술은 오락가락, 신빙성 훼손돼



김 전 사무국장은 "고등학생 3~4명이 왔고 딱 한 명만 대원외고 교복이었고 나머지는 사복을 입고 있어서 어딘지 몰랐다"며 "대원외고 학생은 남학생이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학술대회가 끝나고 뒷풀이때 조씨가 자신을 '조국 딸'이라고 직접 소개하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사무국장의 관련 진술은 이미 신빙성이 훼손된 상태다. 지난 5월14일 공판에서 검사가 "지난번 검찰 조사에선 당시에는 조국 딸인 줄 몰랐고 언론에 나고서야 알았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치자 김 전 사무국장은 "검찰 조사후에 생각해보니 행사 뒷풀이에서 소개받았던 사실이 기억났다 "고 답했다. 검찰이 조민씨를 소개받은 상황을 구체적으로 묻자 김 전 사무국장은 당황한 기색으로 "조민이라고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제 기억이 왜곡될 수 있다. 언론에서 조국 딸이 조민이라고 계속 봐서…"라며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이에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도 "증인이 왜 모든 경우를 다 얘기하고 있나. 그게 말이 되냐"며 질책하기도 했다.

또 김 전 사무국장은 2009년 학술대회에서 중국어가 사용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지만, 당시 영상에서 베이징대 교수가 중국어로 설명하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게다가 김 전 사무국장은 조민씨가 참석 당일 긴 머리였다고 증언했으나 조민씨의 학술대회 참석 직전 사진에선 짧은 단발머리였던 게 밝혀졌고, 참석 이틀 뒤에 촬영된 졸업사진에서도 단발머리였다.

앞서 조민씨의 한영외고 동기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장모씨와 조 전 장관 친구의 아들인 박모씨는 조씨를 학술대회에서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조씨가 그날 학술대회에 참석했다고 증언하고 있는 단 2명인 김원영 변호사와 김 전 사무국장이 조씨의 학술대회 당시 복장과 동행한 일행에 대해선 다르게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김원영과 인권법센터 사무국장, '조민' 봤다지만 디테일에선 갈려

김 변호사와 김 전 사무국장이 학술대회 당일에 대해 다르게 진술하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김 전 사무국장은 당일 안내 담당한 남자 대학원생으로부터 외고 고등학생들이 세미나 관련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지만 정작 당시 로스쿨 1학년 생으로 안내를 담당했던 김 변호사와 또 다른 남학생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2009년 5월15일 학술대회에서 조민씨를 목격한 게 확실하냐는 검찰 측의 재확인엔 "기억상으론 확실하지 않지만 (서울대 공익인권센터내 행사 관련 기록에)그날 데스크 지켰다고 하니까 그리고 그 무렵이었기 때문에 그날이라 기억한다"고 답했다. 검찰이 조민씨를 목격한 게 다른 학회나 세미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네 그럴 수 있죠"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원영 변호사 소속 로펌은 법무법인 덕수다. 김 전 사무국장 측 변호인 정 모 변호사도 같은 덕수 소속이란 점이 이날 검찰 측의 김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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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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