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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스라엘-UAE 성명 살펴보니…트럼프 '중동 외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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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서안지구 합병 중단 약속

美중동 전략 '평화를 위한 비전', 3번 언급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에이비 버코위츠 중동특사와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가 함께한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평화협정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병합 조치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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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기 드문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합의의 이름을 "트럼프 협정"이라 불리길 바랐다며 자신의 공을 내세웠다.

'중동문제의 돌파구'로 전망되는 이번 성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양국의 '상호적 협력', 그리고 중동 평화에 대한 '미국의 역할'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이스라엘-UAE "광범위한 상호 협약 체결" 약속

트럼프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공동 성명의 첫 부분에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역사적인 외교적 돌파구는 중동 지역의 평화를 앞당기며, 3국 정상의 과감한 외교와 비전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이스라엘과 UAE가 중동 지역의 큰 잠재력을 열어줄 새로운 길을 마련한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세 나라 모두 많은 공통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오늘의 역사적 성과로 서로의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예루살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완전한 외교 관계가 수립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UAE와의 '완전하고 공식적인 평화' 협정은 양국 간 많은 분야에서 협력과 원대한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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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UAE는 투자, 관광, 직항 항공 노선, 보안, 통신, 기술, 에너지, 의료, 문화, 환경 등과 관련한 양자 협정을 위해 곧 양국 대표단이 만나기로 했다. 양측에 대사관을 설립하겠다는 약속도 나왔다.

이들은 "중동에서 가장 역동적인 두 사회와 선진 경제 사이의 직접적인 교류를 시작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기술혁신을 강화하며, 사람과 사람 간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 지역의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서도 치료와 백신 개발 등의 협력을 약속했다.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 합병 중단"

이스라엘은 이번 관계 정상화 합의를 계기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추가 합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UAE의 지지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의) 주권 선언을 중단하고, 아랍권 이슬람 국가의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확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요르단강 서안을 불법 점령해왔다. 서안에는 동예루살렘·베들레헴·예리코주 등을 중심으로 약 50만명의 유대인이 거주한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정착촌을 보호한다며 곳곳에 군사를 배치하고, 8m 높이의 분리 장벽을 설치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점령은 아랍권 이슬람 국가와의 갈등 기폭제가 됐던 만큼 해당 지역에 대한 주권 선언 중단은 큰 진전이라는 평가다. 하지민 네탸후 총리는 13일 대국민연설서 서인합병 계획을 유예했을 뿐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미국의 중동 영향력 확대 강조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3600 여자의 짧은 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발표한 중동평화구상인 '평화를 위한 비전(Vision for Peace)'이 세 번이나 언급된다.

세 정상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UAE는 미국과 손을 잡고 외교·통상·안보 협력 확대를 위한 중동 전략 어젠다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미국과 중동의 위협과 기회에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1월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평화를 위한 비전'에 UAE가 지지를 보낸 데에 감사를 표한다"는 문구도 삽입됐다.

이들은 또 "평화를 위한 비전에 명시된 대로 모든 이슬람교도는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기도를 할 수 있으며, 그밖에 예루살렘의 모든 성지도 평화로운 신도를 위해 개방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를 위한 헌신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취한 실용적이고 독특한 접근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성명에 썼다.

뉴시스

[텔아비브=AP/뉴시스]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완전한 외교 관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텔아비브에 있는 시청사에 UAE 국기 모양의 조명이 켜져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국영방송 성명을 통해 "UAE와의 '완전하고 공식적인 평화' 협정은 양국간 많은 분야에서 협력과 원대한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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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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