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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Pick] "샤워기 수압이 별로"…트럼프 불평에 美 에너지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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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머리 모양'에 대해 불평한 것이 계기가 돼 미국의 '물 낭비 방지 규제'가 위기에 놓였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3일 미국 CNN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샤워기 수압이 너무 낮다"며 문제를 제기한 지 한 달 만에 미국 에너지부에서 샤워기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샤워기를 틀면 물이 잘 안 나온다.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잘 안 나온다"며 "샤워기 밑에 20분씩 더 서 있는 수밖에 없다.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완벽한 머리 모양이 아주 중요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지난 6일 오하이오주 연설 중에도 "샤워기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아 매일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물이 새어 나오는 수준"이라며 "내 아름다운 머리를 제대로 감을 수가 없다"고 불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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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불평하며 문제 삼고 있는 현행법 규정은 샤워기 분출구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양을 1분당 최대 9.4L로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199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무분별한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이 규정을 처음 만들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분출구가 두 개 이상인 샤워기의 경우에도 흘러나오는 물 총량이 9.4L 이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있고 나서 머지않은 지난 12일, 미국 에너지부는 샤워기에 달린 분출구 개수와 상관없이 분출구 각각에서 분당 최대 9.4L의 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분출구 개수에 비례해 더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나오도록 하자는 겁니다. 에너지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분출구가 세 개 달린 샤워기, 7개의 분출구가 촉수처럼 뻗어져 나온 샤워기 그림이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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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에너지부의 제안에 환경 단체뿐 아니라 소비자 단체와 업계도 난색을 보였습니다. 특히 샤워기 제조 업계는 시중에 판매되는 샤워기들이 모두 성능 검사를 거쳤고, 기존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충분히 씻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CNN 기후 환경 전문기자 빌 웨어는 에너지부의 제안이 물 낭비뿐 아니라 온수를 덥히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 낭비까지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깨끗한 마실 물도 없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누군가는 고작 수압에 대해 불평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Federal Register' 홈페이지, Department of Energy)
이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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