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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TF이슈] 與 의원들, 위안부 토론회 주최해놓고 전원 불참…"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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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열린 한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여권 의원들이 각자의 사정을 이유로 모두 불참했다. 800석 수용가능한 국회 대회의장은 텅텅 비었다. /국회=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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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검찰 조사' 윤미향 의원 불참…일부 발제자 항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국회 토론회가 주최해놓고 모두 불참해 논란이다. 토론회 행사를 주도한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검찰 조사로, 다른 의원들은 지역 일정과 당 일정 등 각자의 사정으로 나오지 않았다. 토론회가 열린 널찍한 대회의장은 텅텅 비어 쓸쓸함마저 감돌았다.

윤 의원실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사회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의 권리보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30년 과정에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돌아보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 전반의 '사회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의 역할을 진단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

이 토론회는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 의원실이 실무를 도맡았고, 민주당 김상희 국회부의장, 정춘숙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양이원영·이수진(비례)·인재근 국회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가 공동 주최했다.

통상 행사를 주최한 의원들은 본격적인 시작 전 축사를 하며 출석 도장을 찍는다. 하지만 오후 2시께 시작된 토론회에서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고경일 상명대 교수는 내빈 소개를 위해 "(의원님들) 오셨나요?"라고 물었다가 공동 주최한 의원 전원이 불참했다는 소식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일단 오늘 발제와 토론을 맡은 분들을 소개하겠다. 의원들이 나중에 오시면 다시 하겠다"라고 넘겼다.

그러나 토론회가 끝난 오후 4시 50분께까지 공동주최한 의원들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8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에는 20명 남짓의 토론회 관계자와 방청객만 남아 있어 자리는 텅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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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한 참석자는 "주최자들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한 얘기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미향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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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특히 전날(13)일 정의연의 기부금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14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맡은 윤 의원이 참석할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 윤 의원 측은 토론회를 불과 1시간 앞둔 상황에서도 "의원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해 참석 여부를 모른다"고 했다. 토론회 주최 측의 준비가 미흡한 모습이었다.

다른 의원들도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국회부의장 김 의원 측은 "원래 축사도 준비했고 참석하려고 했는데 지역에 일이 생겨 가지 못했다"고 했다. 남 의원과 인 의원 모두 외부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하게 됐다고 전했다.

집중호우 피해 복구 작업으로 일정이 급히 변경된 의원도 있었다. 정 의원 측은 "지역구인 용인 지역에 수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어서 못 갔다"고 했고, 이 (비례) 의원실은 "어제 피해복구 작업 일정을 다녀와 어제 예정했던 강연 일정을 오늘 하게 돼 못 갔다"고 했다. 또, 양이원영 의원실은 오래전에 잡힌 전남 지역 환경단체 간담회 일정으로, 용 의원실은 당 회의 일정으로 불참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을 주최 측인 윤 의원실이 토론회 참여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일부 발제자가 불만을 털어놓는 모습도 포착됐다.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맡은 가수 홍순관 씨는 토론회가 끝난 후 윤 의원실 관계자에 "주최자들이 안 온 게 정상인가.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주최자들이 안 왔다. 왜 안 온 것에 대한 얘기가 없나"라고 항의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뚜벅뚜벅'이란 이름의 전시회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 의원은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 노력할 것"이라며 "평화의 그 날까지 주저앉지 않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기림의 날 당일 관련 토론회는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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