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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방송 나와 “해리스, 미친 여자”…트럼프, 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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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발탁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포함해 유력 여성 정치인 등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나섰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 일각에 깔려 있는 ‘여성 혐오’ 정서를 증폭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재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의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해리스 의원을 거론하며 “나는 그를 미친 여자(madwoman)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해리스 의원이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추천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성폭력 의혹을 치밀하게 파헤친 것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는 캐버노에 대한 증오심으로, (의원들 가운데) 가장 화가 났었다”며 “그래서 미친 여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탄핵심판 과정에서 특히 충돌이 잦았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해서는 “완전히 미치광이(stone-cold crazy)”라고 표현했다. 민주당 내 진보파이자 ‘스타 여성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을 향해서는 “지껄여대기(yapping)나 잘하지, 학창 시절 성적도 좋지 않았고 전혀 똑똑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MSNBC방송의 여성 앵커 미카 브레진스키도 “멍청이”라고 폄하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는 여성 언론인 등을 향해 성적 비하 발언을 일삼았지만, 이번에는 직접 경쟁 상대인 부통령 후보까지 싸잡아 비방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해리스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선정된 이후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여론조사 격차를 벌려 나가자, 선거 패배에 대한 긴장감과 초조함이 ‘공격적 언사’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해 선거판을 흔들어보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리스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자격요건이 안 된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다. 민주당에서 잘 확인했겠지”라고 말했다. 미국 헌법 2조는 미국 땅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만 대선 피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부모가 자메이카와 인도 출신일 뿐 출생지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가 명확한 해리스 의원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다’라는 허위정보를 슬쩍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는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직 시절에도 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버서(birther·오바마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 음모론을 적극 옹호해 가짜뉴스를 확산시킨 바 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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