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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바꾸면 다 흔들려… 그게 文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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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사이드]

盧 유임놓고 靑주변 설왕설래… 부동산·안보 정책 총괄한 실장 교체땐 정책 실패 인정하는 셈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과 다주택 문제로 일괄 사의를 표명했던 청와대 참모 중 노영민〈사진〉 대통령 비서실장만 유임한 것을 두고 뒷말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정무, 민정수석 등을 교체하고 순차적으로 노 실장도 교체할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 달리, 노 실장은 당분간 혹은 연말까지 유임되는 것으로 정리됐다. 문 대통령은 왜 노 실장을 재신임했을까.

여권 핵심 관계자는 14일 "대통령은 부동산을 포함해 경제, 외교·안보 등 현 정책 노선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노 실장을 교체한다면 단순 인적 교체가 아니라 정책 및 국정 방향의 틀을 바꾸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노 실장은 기존의 정무형 비서실장과 달리, 코로나 방역, 경제, 부동산, 외교·안보 등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형 비서실장'이라는 것이다. 노 실장 교체는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곧 '레임덕'으로 직결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한다.

또 노 실장을 교체할 경우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추가 경질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노 실장 '재신임'의 배경이 됐다. 여권 관계자는 "노 실장 한 사람만 교체한다면 이번에 교체했을 것"이라며 "노 실장을 바꾸고 떠밀리듯 연쇄 인사를 한다는 것은 '국면 전환용' 인사를 싫어하는 문 대통령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 말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일부 장관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지만, 여론 악화의 핵심 원인이 됐던 경제 라인에 대해선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청와대가 노 실장의 유임을 공식화한 지난 13일 문 대통령은 경질론이 나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경제 사령탑으로서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자신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비공개 보고에서 한 말을 공개한 것은 홍 부총리에 대한 힘 실어주기를 넘어 그에 대한 경질 요구를 더 이상하지 말라는 경고 의미도 있다.

노 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정치권이 생각하는 이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노 실장은 이달 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3번의 메시지를 올렸는데, 모두 경제 관련 통계였다. "OE 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 경제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며 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잘 나온(-0.8%) 통계를 올렸다. 노 실장은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S&P·피치)의 국가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은 무려 183건(100국) 역대 최다지만, 한국은 현 수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국가신용등급 관련 그래프를 제시했다. 경제 실패론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방어하는 통계로 반박에 나서는 최일선에 노 실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노 실장은 대통령 퇴임 이후의 사저, 대통령 기록물 관리 등 퇴임 이후에 대한 준비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노 실장을 교체할 경우 현재의 국정 운영은 물론 대통령의 퇴임 준비까지 차질을 빚기 때문에 노 실장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실장에 대한 '유임 기간'이 예상보다 짧아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민주당에서도 '청와대 인적 쇄신'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노 실장 교체 여부가 청와대 쇄신의 척도가 되고 이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당·청 갈등과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 실장이 다음 개각 때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 실장 유임에 대한 비판 여론에 "언론 해석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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