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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광복 전날 참살된 의경, 3부자 경위대원…임정 파수꾼이 민주경찰 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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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항일운동 임시정부 출신 경찰 활동상 소개

삼부자 임정 근무…日헌병대 통역 취업 뒤 밀정활동도

뉴스1

2019년 8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경찰 기념식에 앞서 백범 김구선생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임정의 마지막 주석을 지낸 김구선생은 초대 경무국장을 역임했다.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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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소년 김영진은 1927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그의 아버지는 금광을 운영했으나 일제의 수탈정책으로 가문의 재산을 빼앗겨 가세가 기울었다. 오늘날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보통학교를 다니며 신문배달로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상하이에 임시정부와 독립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으로 갔다.

광복군으로 항일투쟁을 하다가 일본군에 붙잡혔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광복 뒤에는 백범 김구선생 경호원으로 활동했다. 김구선생의 서거 이후 경찰에 입직한 그는 26년간 근무한 뒤 퇴직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 해방공간에서는 김구선생 경호원, 정부수립 이후에는 경찰관으로 헌신한 그에게 정부는 1963년 대통령 표창을 시작으로, 1977년 건국포장,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차례로 서훈했다.

경찰청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항일운동을 한 임시정부 출신 경찰의 활동상을 소개했다. 광복을 하루 앞두고 참살 당한 애국지사나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한 삼부자(三父子)의 삶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고(故) 유상근은 1932년부터 김구선생이 단장으로 있던 한국교민단에서 의경대원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일본 고관을 폭살해 한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천명하기로 결심했으나, 무기반입을 위해 비밀연락을 하다가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뤼순 감옥에 이감돼 13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러나 광복을 단 하루 앞둔 1945년 8월14일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1968년 고인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고(故) 송복덕은 1941년 임시정부 내무부 산하 경위대에서 활동했다. 앞서 광복군 제3지대에 몸담았던 그는 1945년 2월까지 경위대 대원으로 활동했다.

그의 아들인 고(故) 송병철 순경과 고(故) 송병하 경사는 부친의 유지를 이어 각각 임시정부 경위대원으로 활약했다. 특히 동생 송 경사는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지리산전투경찰사령부 소속으로 노고산전투에 참전하는 등 조국을 위해서 싸웠다. 퇴직 후에는 광복회 부천지회 고문을 역임하며 광복군 역사 정립에도 기여했다.

정부는 아버지 송씨와 송 경사에게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송 순경에게는 같은해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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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아이들이 대형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8.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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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고(故) 전을생도 해방 뒤 1948년부터 1975년까지 경찰로 복직했다. 그는 경찰 입직 전 일본헌병대에서 통역으로 근무하면서 일본군의 부대 이동 및 무기상황, 병력 등 군사기밀을 중국군 정보원을 통해 독립운동가인 친형 (전기생)에게 전달했다.

그는 형이 체포된 뒤 신변 위협을 느껴 일본군 부대를 탈출했으나 피신 중 동지의 밀고로 체포돼 김천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전을생은 1968년 독립군을 위한 밀정활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후 이 표창은 건국훈장 애족장으로 승격됐다.

경찰은 일제시대부터 광복, 한국전쟁까지 근현대사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힘쓴 선열들의 활동상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찰자료집을 통해 소개했다. 이 자료집은 경찰청 홈페이지 역사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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