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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류정민의 이슈+]삼성·현대차·SK·LG 오르는데 롯데·GS는 바닥…주가가 말해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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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수소전기차·배터리 꾸준한 투자, '포스트 코로나' 시장 주도주로 급부상

롯데 '2인자' 황각규 퇴진 특단 조치, 허창수가 '혁신' 주문했던 GS도 회복 더뎌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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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이 지난 13일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황 부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서 신동빈 회장을 처음 만나 30년가까이 신 회장을 보좌해온 인물입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를 기반으로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누르고 일본 롯데까지 아우르는 '원톱'의 지위에 오르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하기에 그의 전격적인 퇴진은 재계에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이는 롯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최근의 위기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는 가혹한 위기 상황으로 시간이 없다"고 위기감을 드러낸 것처럼, 롯데도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코로나19로 커다른 위기감을 느끼면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다고는 하지만, 꾸준히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 온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명암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유통과 화학을 두 축으로 성장해 온 롯데가 코로나19로 유독 고전하기도 했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주도해나갈 사업 아이템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이 더욱더 뼈아팠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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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정감사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 롯데그룹의 '2인자'로 불려온 황각규 부회장은 최근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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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 갈 기업이 어디냐'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충격으로 코스피가 저점을 찍었던 지난 3월19일 종가 기준 4만23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이달 14일 현재 5만8000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바이오산업의 대표주가 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만6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 회복을 넘어 6월15일에는 장중 한때 86만3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시총 3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는 6만50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14일 종가 기준 16만7000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현대차는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기술력을 빌리기 위해 협업을 제안할 정도로 수소전기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일궈냈다는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상장일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SK㈜도 SK바이오팜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미래 가치 때문인지 10만25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23만35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습니다.

구광모 회장이 이끌고 있는 LG그룹도 꾸준한 투자가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LG화학은 3월19일 23만원이던 주가가 현재 70만원까지 치솟아 시가총액 순위 5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LG도 4만6250원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가 어느덧 8만6000원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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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현대차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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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6월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은 미래 배터리 관심 사안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 제공) 2020.6.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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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롯데쇼핑은 연초 13만원대였던 주가가 3월19일 6만500원까지 떨어졌고, 14일 종가 기준 8만4200원으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11만7000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18만8000원까지 오르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GS그룹 역시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GS의 주가는 지난 3월23일 종가 기준 3만2200원까지 떨어졌는데, 이달 14일 종가 기준 주가가 3만5950원으로 연초 5만원대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GS리테일은 긴급재난지원금 수혜 업종이라는 기대 때문인지 지난 5월14일 장중 한때 4만4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 3만원 중반대까지 내려왔고, GS건설은 종가 기준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3월23일 3만2600원과 이달 14일 종가가 3만5950원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해까지 GS그룹을 이끌었던 허창수 명예회장이 '낚시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 프로를 예로 들며 도전과 혁신을 주문했고, 바통을 이어받은 허태수 회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신사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가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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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산동성 경제통상 협력 교류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GS그룹 초대 회장이기도 한 허 회장은 15년 만에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허 회장의 넷째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새로 회장에 올랐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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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GS임원포럼에서 임원들에게 그룹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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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각 기업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고유의 사업 영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측면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주가만을 놓고 경영진을 탓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주가가 오르고 있는 기업들이 저절로 행운을 거머쥔 게 아니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LG화학은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10년 넘게 꾸준히 투자했고, 그 결실을 이제 맺으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태양광과 수소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주가는 코로나19로 9500원까지 떨어졌다가 3배가 넘는 3만1100원까지 올랐습니다. 어떤 산업이 유망하고, 어느 기업이 이를 주도할지 예측이 쉽지 않다고는 하지만, 답은 시장이 주고 있다는 말을 곱씹게 됩니다.
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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