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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개미도 공매도 할 수 있다는데…'기울어진 운동장'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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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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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거래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개인 공매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금도 개인 공매도는 가능하지만 신용 부족과 재원의 한계 등으로 기관·외국인과 공정한 공매도 경쟁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금지되기 이전(3월13일) 까지 올해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은 코스피 4991억원, 코스닥 1550억원이다. 이 중 기관 비중이 43.7%고 외국인 비중은 55.1%를 차지한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량은 1.2%에 불과하다.

개인 공매도가 미미한 것은 개인이 공매도 할 수 있는 방법이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시장에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 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이다. 공매도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식을 빌려야 한다.

자금력이 풍부하고 신용도가 높은 기관은 타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리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다른 기관과의 대차 거래를 통해 빌릴 수도 있고,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주식을 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신용도가 낮은 개인이 기관으로부터 직접 주식을 빌리기란 쉽지 않다. 개인이 공매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증권사의 신용대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신용대주 서비스로 주식을 빌린 뒤 이를 매도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용대주 재원은 증권사 자체 보유 주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증권금융이 제공한 주식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증권금융이 신용대주 재원으로 제공하는 주식은 개인 고객이 신용융자를 받을 때 담보로 잡은 주식과 증권금융이 다른 기관으로부터 빌린 주식 등으로 한정된다.

증권금융의 재원으로 빌려줄 수 있는 주식은 현재 약 250개 종목 900여억원 정도다. 하루에도 5000억~6000억원씩 공매도를 하는 기관·외국인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지난 13일 열린 공매도 공청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과 외국인은 언제든 주식을 빌려 공매도 할 수 있지만 개인은 신용 때문에 빌려올 수 있는 데가 없다"며 "이런 불균형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개인투자자는 계속 공매도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성향이 기본적으로 숏(매도)보다 롱(매수)을 선호하기 때문에 개인 공매도의 활성화가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롱에 베팅하는 신용융자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각 증권사가 제공할 수 있는 한도까지 다다른 상태다. 하지만 신용대주는 금리도 낮도 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것도 아닌데 이용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주식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는 보통 이자율이 6~10%가량이고, 신용대주 이자율은 2% 정도다. 그런데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15조794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신용대주 잔액은 지난 3월 공매도가 금지되기 이전까지 2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자가 비싼 신용융자 서비스의 인기가 더 높은 것이다.

현재 증권금융에서는 개인 공매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개인의 관심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개인 공매도 활성화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고,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고객 조차 별로 없다"며 "수요가 적은데 대주 서비스를 활성화 한다고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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